공공기관 취업을 희망하는 김모(26) 씨는 지난 1년 간 정규직 공개채용을 딱 한 곳만 지원했다. 예술을 전공한 김씨가 전공을 살릴 수 있는 기관이 한 곳밖에 없어서다. 김씨는 “공채가 매년 한 번씩 열리는 데다 뽑은 인원이 적어 경쟁이 치열하다”며 “공채가 뜨지 않는 시기에는 계약직으로 일하면서 취업 준비를 계속한다”고 말했다.

채용 시장 문이 좁아지면서 쉬거나 단기 일자리를 하며 구직활동을 안 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경기불황·수시 채용 전환으로 원하는 일자리가 사라지자 휴식기에 들어간 것이다. ‘취업준비생의 메카’라 불렸던 신촌 일대의 스터디카페과 취업정장대여소를 찾는 취업준비생의 발길도 줄었다.

18일 신촌·홍대 일대의 스터디카페와 무료정장대여소를 돌아본 결과 취업준비생 손님이 줄었다는 사장님이 많았다. 신촌 T스터디카페 대표는 “코로나19 상황이 끝나고 상황이 나아질 줄 알았다”며 “내 입장에서는 그룹 모임이 많아야 좋다. 그런데 기업이 신규 채용을 대규모로 안 해서 그런가 여러 명이서 공부하는 그룹 스터디가 줄어 매출 회복이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청년들에게 취업 정장을 무료로 대여해주는 M 대여소 직원은 “지난해에는 월 평균 1000명 정도 방문했으나 올해는 한 달에 500명 정도로 줄었다”고 말했다. 다른 무료정장대여소 직원도 “이번 달엔 좀 늘긴 했는데 지난해나 재작년에 비해서는 50~60% 줄었다”고 말했다.

취업 준비생도 과거와 달리 공채 시즌에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공고가 뜰 때까지 기다렸다 공부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대학생 김이솔(26) 씨는 “요즘 공개 채용 공고가 많이 올라오는데 다 넣지 않고 선호하는 직무에 맞춰 5곳을 넣었다”며 “직무 선호도에 맞춰서 골라 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들은 통계상으로도 늘고 있다. 지난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는 13만7000명이 줄어 6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 중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고용 시장이 워낙 경직적인데다 경기 불황이 겹치면서 일자리를 구하고 있는 청년층이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며 “양질의 일자리를 공급하던 반도체 등 제조업 경기가 악화하면서 좋은 일자리가 없어 정규직을 포기하거나 구직을 대기하는 청년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빛나 기자·안효정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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