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임세준 기자] '가냘픈 손끝에서 태어나는 유려한 곡선미'
한국의 전통 곡선은 다양한 것이 있지만 은은한 빛깔과 유려한 곡선미를 보여주는 것은 단연 도자기일 것이다.
적막한 도자공예 실에서 돌아가는 물레 앞에 열중하는 두 학생의 눈빛에서 강렬한 집중력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전통문화대학교에서 재학 중인 기정 씨와 김유진 씨는 졸업을 앞두고 졸업작품 제작에 여념이 없었다.
물레를 돌리는데 바쁜 유진 씨는 전공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웃으며 말했다. "저도 보통의 대학생처럼 전공을 택한 거창한 이유는 없었어요. 다만 물레를 돌리는 집중의 시간과 손에 닿는 촉감이 너무 좋아서 여기까지 왔지요. 이번 학기를 마치면 졸업인데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대학원에 진학하려고 준비 중이에요. 첫 시작은 미약했지만, 대학원에 진학해 전공을 이어가고자 하는 이 마음처럼 이제는 도자기가 저에게 소중한 것이 되었어요"
곁에 있던 기정 씨도 대화를 이어갔다.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도자기를 시작했어요. 한국도예고등학교에 다녔고, 또 이곳에 진학했죠. 도자기와 저는 참 신기한 인연 같아요"
이어 기정 씨는 전통 도자기에 대해 느끼는 점을 이야기했다. "전통 도자기라 하면 다들 고리타분하고 재미없다고 느낍니다. 하지만 저는 이 도자기들을 살펴보고 매만지고 만들다 보면 옛 도공들의 섬세함과 유머, 다양한 감정을 느껴요. 또 모작을 하다 보면 원본에서 당시 도공의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그러한 즐거움을 찾아가며 도자기를 만들어요"
유진 씨는 도자기를 바라보며 사람들이 전통 도자기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기보다는 개인이 사용하는 그릇과 도자기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보는 것에 관해 이야기했다.
"제가 하는 전통 도자를 마냥 좋은 것이라고 강요하고 싶지는 않아요. 이 매력은 저만 알고 있어도 충분히 좋아요. 하지만 사람들은 매일 도자기와 함께 하는 삶을 살잖아요? 그릇에 밥과 국, 반찬을 담아서 식사를 매끼 먹지요. 그런 점에서 사람들이 본인의 식기로 즐기는 식사에 대한 즐거움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내가 좋아하는 그릇에 먹는 식사의 만족감이 대단히 높지 않겠어요?"
두 사람은 각자 다른 이유로 도자기를 빚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고운 손끝에서 빚어지는 도자기는 각자의 즐거움과 의미를 담고 있다.
기정 씨가 말했던 도자기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옛 도공들의 감정을 두 사람도 모르게 각자의 도자기에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 전통이란 거창한 의도가 아닌 각자의 즐거움이 빚어내는 역사가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j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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