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아기 둘을 낳은 뒤 살해하고 시신을 냉장고에 보관한 ‘수원 냉장고 영아 시신 사건’의 친모 A씨(34·여)가 자녀 등 가족들에 대한 신상털기는 하지 말아달라고 언론을 통해 호소했다. 그는 “자수하고 싶었지만 남은 세 아이가 걱정돼 그러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A 씨는 28일 경찰 조사를 받은 직후 변호인을 통해 중앙일보에 A4용지 한 장 분량의 자필 편지를 보냈다.
A 씨는 2018년 11월과 2019년 11월 각각 병원에서 딸과 아들을 출산한 후 수시간이 지나 목 졸라 살해하고 자신이 사는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소재 아파트 세대 내 냉장고에 시신을 보관한 혐의로 구속됐다.
A 씨는 이미 남편 B 씨 사이에서 12살 딸, 10살 아들, 8살 딸 등 3명의 자녀를 두고 있었다.
A 씨는 편지에서 아이들의 2차 피해를 우려하며 가족들의 신상 유출은 막아 달라고 호소했다. A 씨는 “아이들이 피신해 학교를 못가고 있다”며 “아이들 친구들에게 연락이 오는데, 아이가 생각한 내용이라고 보기 어려운 과도한 신상털기가 시작됐다. 저의 죄는 잘못한 만큼 달게 받겠다. 다만 저로 인해 남편, 아이들, 부모님 신상을 털고 더 이상 괴롭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아이들은 제발 보호해 달라”면서 “저희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죄 없는 남편과 아이들이 잘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시라. 평생 먼저 간 아이들에게 속죄하며 살겠다”고 밝혔다.
A 씨는 범행에 대한 죄책감과 범행을 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털어놓았다. 그는 “(죽은 아기들이) 좋은 부모 밑에서 태어나 사랑받고 살아갔으면 좋았을 텐데 생활고와 산후우울증에 방황하던 저에게 찾아와 짧은 생을 살다갔다”며 “너무 미안하다”고 밝혔다.
그는 “(아기들이) 매일 매일 생각났다”면서 “셋째 아이가 초등학교만 입학하면 자수해야지 생각했는데, 막상 입학하고 보니 엄마 손길이 아직 많이 필요한 것 같아서 ‘초등학교만 졸업하면 자수해야지’ 늘 생각했다”고 적었다.
A 씨는 “남은 아이들이 갑작스럽게 엄마와 헤어지게 되면 얼마나 놀랄까. 씻는 법, 밥하는 법, 계란프라이 하는 법, 빨래 접는 법, 정리하는 법 등을 알려주고 가야 한다는 생각에 시간을 벌려고 첫 조사 때 거짓말을 했다”며 “당연히 구속될 거라는 생각에 남은 아이들에게 엄마 없이도 밥이라도 챙겨먹을 수 있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방송에서 비슷한 사건들이 보도될 때마다 먼저 보낸 아이들에게 너무나 미안했다”면서 “여러 번 자수하고 싶었지만, 남은 세 아이가 아직 어리고 걱정돼 그러지 못했다. 오랫동안 방치해 먼저 간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많이 고통스러웠을 것에 가슴이 너무 아프고 미안하다”고 밝혔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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