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홈쇼핑업계가 악화일로다. TV 시청자 감소와 송출 수수료 부담 증가로 TV 홈쇼핑 사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대안으로 발을 넓히는 ‘라이브커머스(인터넷 생방송 판매)’ 사업마저도 유튜브 쇼핑 채널에게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면서다.
이에 홈쇼핑 업체들은 라이브커머스의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는 30~40대 젊은 엄마를 겨냥한 프리미엄·유아동 제품 판매 구색을 특히 강화하며, 제품 포트폴리오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TV홈쇼핑, 매출 주는데 송출수수료 매년 늘어…라이브커머스 판도마저 ‘흔들’
7일 업계에 따르면 홈쇼핑업체들은 최근 어려워진 경영환경을 타개하기 위해 라이브커머스 사업을 키우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홈쇼핑사들의 방송 매출액은 2조9000억원으로 2019년(3조1000억원) 마지막으로 증가한 이후 3년 연속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2020년 7443억원에서 지난해 5411억원으로 3년 연속 줄었다. 반면 지난해 송출수수료는 1조9000억원으로 1년 새 5.5% 증가했다. 2013년 이후 매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송출수수료란 TV홈쇼핑사가 유료방송 업체에 주는 일종의 자릿세다. 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부담도 2018년 46.1%에서 지난해 65.7%로 늘었다.
홈쇼핑업체들은 어려워진 TV홈쇼핑 사업에 사업 다변화로 대응하고 있다. 특히 규제가 없고 시청층도 늘어나는 라이브커머스에 힘을 싣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TV홈쇼핑과 달리 라이브커머스는 규제랄 게 아예 없고, 송출수수료 부담도 없어 업계에서는 TV에서 모바일로 전환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며 “아직 TV홈쇼핑의 매출이 라이브커머스보다 10배 이상 많지만 앞으로 라이브커머스 매출 비중이 늘어날 것”이고 말했다.
다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들이 라이브커머스 사업을 키우는 데 이어, 최근 글로벌 공룡 플랫폼인 유튜브까지 참전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다. 유튜브는 지난달 30일 한국어판 쇼핑 채널을 개설했다. ‘D2C(소비자 직접 판매)’ 브랜드 쇼핑몰을 중심으로 해당 라이브커머스에 대한 참여가 늘고 있다. 서비스를 개시한 지 불과 1주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삼성전자, 배스킨라빈스 등 약 30개 브랜드들이 유튜브의 라이브커머스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040 ‘워킹맘’ 겨냥해 입지 키우는 홈쇼핑…프리미엄 유아동 제품 매출 ↑
이 같은 상황에서 기존 홈쇼핑사들은 구매력이 있는 30~40대 젊은 ‘워킹맘(일하는 엄마)’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유아동 제품을 특히 앞세우며 라이브커머스 상품 구색을 강화하고 있다.
CJ온스타일에 따르면 상반기(1~6월) 라이브커머스 주문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신장했다. 특히 유아동 상품은 상반기 라이브커머스 방송의 11%가 편성됐다. 패션(39%) 다음으로 큰 비중이다. 50만원 이상의 프리미엄 상품 편성 비중도 15%에 육박했다.
현대홈쇼핑의 라이브커머스 ‘쇼라’의 경우 2030세대 엄마의 시청률이 높은 낮 12시에 선전했다. 해당 시간대 올해 1분기 시청자 수 지난해 4분기 대비 20%가량 증가했다. 특히 젊은 엄마를 대상으로 출시한 물티슈 PB(자체브랜드) ‘리꼬 베이비 더플래닛 프리미엄 물티슈’는 같은 시간대 평균 매출에 비해 매출이 120% 높았다. 신규 고객 유입도 83% 많아졌다.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 소비도 늘고 있다. 올해 1~5월 현대홈쇼핑의 평균 생방송 구매금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 늘어난 것이 이를 보여준다.
롯데홈쇼핑의 경우 올 상반기 라이브커머스 매출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방문자수(UV)가 2배 늘었다. 유아용품, 명품가방, 가전(카메라·노트북), 침대 등 고가 상품(50만원대 이상)의 편성 비중은 각각 10%에 달한다.
이처럼 홈쇼핑 라이브커머스에서 프리미엄·유아동 제품의 비중이 늘어나는 그만큼 구매력이 있는 3040세대 주부의 시청 비중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서울시가 발표한 ‘라이브커머스 이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대별(20~50대) 라이브커머스 이용경험률에서 30대와 40대가 66.2%,와 61.2%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았다. 그 뒤로 20대(58.9%), 50대(48.2%) 등의 순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3040세대 워킹맘은 모바일에 친숙하고 ‘한 명만 낳되 잘 키우자’는 신조를 가진 사람이 많아서 자녀를 위한 지출을 아끼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고가의 제품은 신중하게 구매를 선택하는데 라이브커머스 특성상 쇼호스트와 실시간으로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답변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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