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명예훼손·모욕 등 5년새 83% 증가

극단적 선택 이어지는 ‘악성 댓글’

기업에서 조치 나서고 있지만

더 강력한 제재 필요성 커져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12년 간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해 현실판 ‘더글로리’로 불리며 화제를 모은 표예림씨는 지난 4월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 119구급대에 구조됐다.

당시 표씨를 돕던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는 “가해자들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유튜브 채널에서 악의적으로 날조된 자료를 이용해 표 씨를 거짓말쟁이, 정신 이상자라고 비난하며 표씨 부모를 조롱하는 등 도를 넘은 2차 가해를 벌여왔다”고 주장했다. 또 “표씨는 과도한 스트레스와 심적 부담감을 느꼈고, 이런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졌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온라인상 폭력에 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면서 유튜브·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량이 늘면서 온라인상의 명예훼손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 5년 사이 사이버 명예훼손 및 모욕 발생건수는 2배 가까이 증가했다.

12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사이버 명예훼손 및 모욕 범죄는 2만9258건으로 5년 전인 2018년 1만5926건과 비교했을 때 83.7% 증가했다. 범죄가 늘어남에 따라 검거도 늘었다. 2018년 1만889건이던 검거건수는 2022년 1만8242건으로 8000건 가량 증가했다.

범죄 발생 건수는 코로나19 확산기를 거치며 크게 증가했다. 외출이 어려워지면서 기하급수적으로 활발해진 유튜브 등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악플도 증가한 것이다. 2020년 1만9388건이던 발생건수는 2021년 2만8988건으로 1만건 가까이 급증했다.

특히 악플 세례를 받던 유명인이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도 계속되고 있다. 외모와 관련한 악플을 받은 배구선수 김인혁(27)은 지난해 자택에서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의 메모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생전에 자신의 SNS에 “저를 괴롭혀온 악플은 이제 그만해 달라. 버티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또 인터넷 방송에서 여초 커뮤니티에서 쓰는 말을 썼다는 이유로 다른 유튜버에게 공격받은 BJ잼미(본명 조장미)도 지난해 극단적 선택을 한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유족은 “그동안 수많은 악플과 루머 때문에 우울증을 심각하게 앓았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이러한 악성댓글을 막기 위해 포털 사이트에서는 뉴스 댓글을 막는 정책을 잇따라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달 카카오는 다음 뉴스에 타임톡 서비스를 도입했다. 타임톡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기존 댓글 창은 사라졌고, 이용자들끼리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방식으로 댓글이 개편됐다. 24시간이 지나면 대화 내용은 사라지게 된다. 네이버는 악플을 다는 이용자의 뉴스 댓글 사용을 막고, 악플을 단 사용자의 아이디 일부와 닉네임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소속 아티스트의 권익 보호를 위한 신고 센터인 ‘광야(KWANGYA) 119’를 지난달 개설하기도 했다. 광야119에서는 누구나 SM 소속 가수를 향한 가짜뉴스, 악플을 직접 신고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악플방지법 제정 등이 미비한 상황에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과거 ‘설리법’이라고 불리는 악플방지법이 발의됐지만, 결국 20대 국회 임기 만료로 법안이 모두 폐기됐다. 명예훼손 사건을 담당한 적이 있는 한 변호사는 “악플을 고소한다고 현실에서 ‘사이다 처벌을 받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며 “관련 법 제정이나 정책 등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binn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