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기후특위, 8개월 간 회의 세 번 뿐…안건조차 못 정해

“입법권 없는 국회 특위에서 무슨 일 할 수 있냐” 지적도

지난달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박정 환경노동위원장이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부의 요구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
지난달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박정 환경노동위원장이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부의 요구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최근 기후 변화에 따른 집중호우 피해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는 여야의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가운데, 정작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는 휴업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후특위는 지난해 12월 출범해 임기 종료를 네 달 앞두고 있지만, 아직 특위에서 어떤 안건을 논의해야 할 지조차 정하지 못한 상태다. 정치권에선 특위에 입법 권한이 없다는 점을 들어 ‘특위 무용론’은 예견된 일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상기후로 인한 극한의 국지성 호우가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각 지역마다 지리적 특성을 고려한 홍수피해방지책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지난 정권에서 중단됐던 신규 댐 건설을 재개하고 국민안전과 직결된 재해예방 사업에 대해서는 환경영향평가를 면제해 사업의 신속성을 제고하는 한편, 4대강 이후 방치됐던 지류, 지천 정비도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지난 19일 경상북도 안동시 경북도당 회의실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의 방재 시설이 필요하고 방재 대책이 필요하다”며 “이럴 때 대대적인 방재 시설 투자, 또 피해지원 등을 통해 경제와 민생을 살리고 재난도 대응하는 3중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국가의 대대적 지원과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국회에서 ‘기후위기 대응책’을 집중적으로 다루기 위해 구성된 기후특위는 ‘유명무실’한 상태다. 20일 기준 기후특위는 출범 이후 총 세 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상견례’ 성격의 첫 회의를 제외하면 두 차례뿐인데, 그마저도 정부 측 업무보고를 듣는 자리였다. 기후특위는 지난 5월 3일 3차 회의에서 업무보고를 마무리한 뒤 두 달 넘게 열리지 않고 있다.

기후특위 관계자는 “아직 다음 특위 일정은 논의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최근 정치권에서 기후변화 언급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조만간 일정을 협의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기후특위는 아직 구체적 안건조차 정하지 않은 상태다. 특위 소속인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지난 4월 2차 회의에서 “사실상 1년짜리 시한부 특위인데 그중에 4개월을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허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국민들께서 하셔도 할 말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시간적 한계가 있으므로 한국형 IRA법이 포함된 에너지전환, 탄소국경제도, 탄소가격제도 등을 특정 안건을 정해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이날 회의에선 반영되지 않았고 다음회의에서도 다뤄지지 않았다.

기후특위에 ‘입법권’이 없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는 비판도 나온다. 특위 소속 의원은 “입법권이 없는 국회 특위가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냐”며 “업무보고도 의원들이 정부 부처에게 ‘지켜보겠다’고 말하는 것뿐이지 않냐. 정부에서 당초 국회 논의를 반영해 탄소중립기본계획을 세우겠다고 이야기했지만 그조차 듣지 않고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것 자체가 국회 기후특위가 별다른 힘이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짚었다. 또 다른 소속 의원은 “기후변화를 언급하며 기후특위를 가동조차 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특위 임기가) 몇 달 남지 않았지만 최소한 결의안 정도는 도출하고 활동을 마무리지어야 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newk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