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악의 산불 참사로 최소 114명이 숨진 미국 하와이 마우이섬을 방문했다. 참사 13일 만이다.
21일(현지시간)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이날 마우이섬을 찾아 피해 현장을 살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먼저 하와이 마우이섬에 위치한 카훌루이 공항에 도착해 마중 나와 있던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 하와이 의회 대표단 등에 애도를 표했다. 이후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을 타고 이번 산불 주요 피해 지역인 라하이나로 이동했다.
하와이에서는 지난 8일 시작된 산불로 지금까지 최소 114명이 숨지고 실종자 수가 85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섬 내 3곳에서 발생한 산불이 아직 완전히 진압되지 않았는데, 주요 피해지역인 라하이나의 산불은 90%, 올린다와 쿨라 지역의 산불은 각각 85% 통제됐다.
라하이나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텅 빈 집과 건물, 불에 탄 나무, 황폐해진 마을 등을 가까이서 직접 살펴봤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현장에서 "(국가는) 여러분과 함께 비통해한다"면서 연방정부가 마우이 복구를 위해 "필요한 만큼"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산불로 불에 탔지만 아직 쓰러지지 않은 수령 150년을 넘긴 나무에 대해 "나무는 지금 불탔으나 여전히 서 있다. 나무는 이유가 있어서 살아남은 것"이라면서 "나는 이것(나무)이 이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하는 일을 보여주는 매우 강력한 상징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불은 뿌리까지 닿을 수는 없으며 그것이 바로 마우이와 미국"이라면서 "하와이 주민에게 약속하건대 우리는 필요한 만큼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마우이 주민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재건에 나설 것"이라면서 연방 정부 차원의 지원도 약속했다. 그는 미 정부가 마우이섬의 땅, 문화, 전통을 존중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첫째 부인과 1살 딸이 1972년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마우이 주민이 느끼고 있을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과 같이 가슴이 텅 빈 느낌"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한편 현지에서는 미 정부가 이번 산불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미 정부는 하와이 산불 이후 미숙한 재난 대비, 느린 구호 조치 등과 관련한 지적을 받았는데, 실제 이날 라하이나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탄 차량이 거리를 지나가는 모습을 수십 명이 지켜보면서 그 중 일부가 이를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고 AP는 전했다.
또 일부 주민은 '라하이나 주민들에 말을 귀 기울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더 많은 지원을 제공하라고 촉구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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