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농축산물 선물 30만원 상향
추후 국무회의 확정, 추석부터 적용
농축업 “구매심리 자극, 활로 모색”
공직자 등이 주고받을 수 있는 농수산물·농수산가공품 선물 가격 상한이 기존 10만원에서 15만원으로 상향되면서 현장에서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의 구매 심리를 자극해 소비를 북돋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1일 전원위원회 회의에서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김영란법)’시행령 개정안을 참석 위원 11명 만장일치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명절 기간 선물가액 상한은 현행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전원위에서 의결된 시행령 개정안은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를 거쳐 시행된다. 권익위는 이번 추석(9월 29일) 24일 전인 다음 달 5일 이전에 개정안이 시행되도록 입법 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2016년 9월 시행된 김영란법은 올해로 7년째를 맞는다. 7년간 식사비는 3만원, 선물가액은 2017년 12월 시행령이 한 차례 개정돼 6년간 10만원에 묶여 있었다. 이런 탓에 물가는 상승하는데 선물가액은 오르지 않아 현실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현장에서는 이번 논의가 조금 더 일찍 이뤄졌어야 한다면서도 규제 현실화 가능성이 열렸다고 보고 있다. 지금까지 소비가 억눌려진 측면이 있는데, 가액이 상향 조정되면서 소비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 성동구 마장 축산물시장에서 만난 상인들은 1년 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추석 대목을 기다리고 있었다. 40대 상인 A씨는 “김영란법 10만원에 맞춰서 9만8000원짜리 선물세트를 판매해왔다”며 “이전에는 3인가구가 구워 먹을 수 있는 양을 준비했다면, 15만원으로 선물 가액이 오르면 살치살, 꽃등심 등을 4인 기준으로 양을 늘려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수산물 업계에서도 들뜬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전복, 굴비, 킹크랩 등 주로 고가의 수산품이 선물로 나가는 수산업의 특성 상 선물가액이 5만원 오른 것은 체감이 크다는 것이다. 상인 조모 씨는 “아무래도 수산물은 단가가 높기 때문에 5만원 차이면 판매하는 전복 사이즈가 바뀐다”며 “가액이 올라가면서 고급 수산물이 더 팔릴 것으로 예상돼 추석이 기대된다”고 했다.
차덕호 노량진수산시장 상인회장은 “추석에 주로 잘 나가는 전복의 경우 평균 20만원 정도고, 킹크랩 같은 경우 한 마리가 20만~30만원 하는 것도 있다”며 “추석에 30만원까지 가능하다는 김영란법 시행령 개정 소식을 듣고 활로를 터준 것 같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백화점 등 유통업계도 김영란법 개정을 반기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20만~30만원 사이 메인 상품 물량을 10~30%정도 늘리는 방안에 대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했고, 또 다른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축산 선물세트의 경우 김영란법 제한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식사비는 논의 대상에 빠져 아쉬워하는 상인도 있다. 김영란법 시행령상 식사비 3만원 제한에 맞춰 2만9000원짜리 정식을 파는 한 한식당 주인은 “지금도 영수증에 총액만 나오게 해서 몇명이 먹었는지 모르게 할 수 있고, 나눠서 결제하는 방식으로 3만원 제한을 피해갈 수 있다”며 “현실을 반영하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지영·김빛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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