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월까지 청년층 평균 41만명 ‘쉬었음’

“생각했던 삶과 달라” “워라밸” 이유 제각각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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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 2021년 8월 대학 과정을 수료한 김모(26) 씨는 진로고민으로 올해 1월부터 약 1년 가량 쉬고 있다. 대학을 수료한 뒤 김 씨가 곧장 쉰 것은 아니다. 사기업 인턴, 스타트업 마케팅 인턴 등을 거쳤지만 본인의 성향과 직무가 맞지 않았고, 생각했던 삶과 달랐다. 김씨는 “대학을 다니면서 영화를 해보고 싶다는 꿈이 있었는데 영화 일은 불안정하니까 진입을 못했다”면서 “1년 가량 쉬면서 여행도 다니고, 친구들과 많은 얘기를 하면서 진로에 대한 고민을 했다. 다시 영화에 도전해보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청년층에서 ‘쉬었음’ 인구가 2019년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청년층(15~29세) 쉬었음 인구가 41만 명을 기록하면서다. 쉬었음 인구란 중대 질병이나 육아, 가사, 통학 등 특별한 이유 없이 구직도 취업도 하지 않은 이들을 뜻한다. 일명 ‘니트(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자발적 미취업자)족’으로 볼 수 있다. 청년들이 쉬는 이유는 다양했다. 전문가들은 니트족 증가가 경제 활성화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노동에 대한 개념이 바뀌고 있다고도 짚었다.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 때문에 회사를 그만 둔 사례도 있다. 올해 6월부터 쉬고 있는 A(26) 씨는 처음부터 일을 시작할 때 오래 일할 생각은 없어 계약직 2년을 채우고 올해 5월 퇴사를 했다. 최모 씨는 “일이 익숙해지면서 일에 재미가 덜했고, 매일 10시부터 6시를 노동시간으로 쓴다는 게 내 시간을 가지는데 제약이 많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일을 시작하기 전에 한 번쯤 퇴사를 통해 리셋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인생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보려고 한다”고 했다.

지난해 퇴사한 B(27) 씨는 6개월 동안 쉬면서 호주로 6주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B 씨는 “입사할 때 가장 중요한 조건이었던 주 4일 출근이 회사 경영 악화를 이유로 바로 뒤집어져 회사에 대한 실망이 컸다”며 퇴사를 결심했다고 한다.

말 그대로 쉬어가기 위해 휴식을 선택한 청년도 있다. 2021년 1월 정모(26) 씨는 다니던 중소기업을 퇴사하고 8개월 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대학교 4년 내내 타지에서 학교를 다니고 바로 취업을 하면서 쉴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 씨는 “혼자 독립한 시기가 길어서 가족과 살면서 재충전을 하려고 했다. 가족과 살면 일을 쉬면 안 된다는 부담감도 줄어서 따뜻한 집 밥을 먹으며 편하게 쉴 수 있었다”고 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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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쉬었음 인구는 2019년 36만명에서 코로나기간인 2020년 44만8000명, 2021년 41만8000명으로 증가했다 2022년 39만명으로 소폭 줄어들었다. 하지만 올해 1~10월 쉬었음 청년의 평균치는 41만명으로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0월 기준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전체 쉬었음 인구의 17%로, 60세 이상(44%) 다음으로 가장 많다.

전문가들은 노동시장의 양극화 현상과 경기 부진을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의 원인으로 꼽았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 진입장벽이 높다보니 좋은 일자리와 안 좋은 일자리 사이 간격이 커지는 것”이라며 “경기가 활성화되지 못해 좋은 일자리가 더 많이 생기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청년층이 활발하게 활동을 해야 경제도 활력이 도는 건데, 경제 활성화와 성장 잠재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니트족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박은미 니트생활자 공동대표는 “사람마다 일할 에너지가 소진됐거나 누군가를 돌봐야 하는 등 니트족이 되는 이유는 다양하다”며 “예전에는 공무원, 대기업, 공기업 등을 선호했다면 지금 청년층은 나만의 전문성을 기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평생 할 수 있는 나의 일을 찾으려고 한다. ‘노동’에 대한 생각의 흐름이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5일 약 99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쉬었음 청년을 노동시장으로 불러들이는 대책을 내놨다. 쉬었음 청년의 유형별 특성을 고려해 재학 단계부터 재직, 구직 단계별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쉬었음 기간이 장기화되면 추후 고용 가능성과 질이 낮아지고 고립·은둔화 될 가능성이 있다”며 “쉬었음 증가에 대응해 청년층의 노동시장 유입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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