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어린이집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건ㆍ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한 어린이집 부모 모니터링단 사업이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니터링단은 어린이집 내 안전사고와 학대사건이 잇따르자 보건복지부가 2013년 5월 영유아보호법 조항을 신설해 추진한 것이다. 안전한 보육환경을 조성한다는 목적이다.

모니터링단은 학부모와 보육 전문가가 함께 어린이집을 찾아가 건강ㆍ급식ㆍ위생ㆍ안전 관리 분야에 대해 점검하고, 어린이집에 사후조치를 요구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22일 육아정책연구소의 ‘어린이집 부모모니터링 운영 효율화 방안 연구’에 따르면 2013년 12월말 기준 전국 230개 시ㆍ군ㆍ구에 175개 모니터링단이 운영되고 있다. 운영률 약 76% 정도다.

하지만 모니터링단 인원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어린이집에 비해 부족한 상태다.

2013년말 기준 전국 모니터링단 인원은 부모 897명, 보육전문가 482명, 컨설턴트 70명으로 총 1449명. 보건복지부 ‘보육통계’에 따르면 같은 시기 어린이집은 전국에 총 4만3770개다.

서울의 경우 모니터링단 164명이 6742개의 어린이집을, 경기의 경우 모니터링단 250명이 1만3364개의 어린이집을 모니터링해야 한다.

모니터링단이 부모와 보육 전문가 일대일로 팀을 구성하도록 하는 점을 감안하면, 서울과 경기는 한 팀이 각각 82개, 106개가 넘는 어린이집을 직접 방문하고 점검해야 하는 셈이다.

또 전북과 대전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 모두 부모보다 보육 전문가가 부족한 실정이다. 울산, 인천, 경남은 부모에 비해 보육 전문가가 3분의 1수준이다.

경기 지역 한 지자체의 공무원은 “모니터링단이 이 일만 직업적으로 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인원이 부족하면 제대로 된 모니터링을 결코 할 수 없다”며 “실적 위주 사업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했다.

또 모니터링단에 속했던 부모 요원이 활동 중간에 이탈하는 비율도 상당히 높다. 부모 요원 이탈이 발생한 지역은 전국의 절반 정도. 이 중 24.6%는 모니터링단 정원에서 20∼40% 미만, 12%는 정원에서 40∼60%나 대거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어린이집이 모니터링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것도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 중 하나다.

어린이집은 부모 모니터링의 어려움으로 ‘반복점검으로 인한 업무과중(65.4%)’, ‘전문성 부족(12.7%)’, ‘어린이집 운영에 대한 이해부족(12.1%)’ 등을 꼽았다.

또 모니터링단 운영을 담당하는 보육 공무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모니터링 결과에 따른 어린이집 사후관리도 ‘지원 인력 부족(30.6%)’, ‘어린이집의 비협조적 태도(28.6%)’, ‘컨설턴트 부족(14.3%)’ 등의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미선 육아정책연구소 부연구위원은 “부모 모니터링단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활동 수당을 증액, 예산 조정, 어린이집의 인식 개선 등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인천 어린이집 등 아동학대 사건이 잇따르자 그 대책 중 하나로 부모 모니터링단 강화를 꼽았다. 정부의 이 발표가 면피에 그치지 않고 이번에는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지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