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실물 없는 모바일 카드’ 시대가 온다고 호들갑이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모든 결제가 이뤄지는 그야말로 꿈(?)의 시대가 열린다고 한다. 정부까지 나서서 결제분야의 낡은 규제를 혁파하겠다며 ‘모바일 카드 단독 발급 허용’ 정책을 선전하고 나섰다. 그렇게 되면 소비자도 간편하고, 업체들도 카드 발급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그야말로 ‘일석이조’ 라는 친절한 설명도 뒤따른다.
그런데 과연? 결론은 아쉽게도 그냥 ‘꿈’의 시대일 뿐이다.
설령 정부의 선전(?)대로 모바일 카드 시대가 열린다고 해도 아이폰 사용자에게는 ‘그림의 떡’이 될 전망이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5700만명 중 200만~300만명에 달하는 ‘아이폰 빠’ 들은 모바일 카드 시대에도 여전히 지갑에 여러 장의 카드를 쑤셔 넣어 다니는 불편을 감수해야 된다는 애기다.
왜? 모바일 카드는 앱을 구동해 바코드나 QR코드를 인식해 결제하는 앱카드 방식과 신용카드 정보를 유심이나 스마트폰 내 보안 칩에 담아두고 NFC(근거리통신기술) 기능으로 읽어들이는 방식 두 가지가 있는데 이들 방식 모두 애플이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은 ‘안전 보안’상의 이유로 자사의 운영체제인 iOS 외에 이동통신사나 써드파티 앱이 유심칩의 정보를 호출하는 것을 막고 있다. 게다가 애플은 자사의 모바일 결제기술인 ‘애플페이’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유심형 모바일카드는 유심에 담겨있는 카드 결제 정보를 NFC를 통해 결제단말기(POS)에 전달하기 때문에 애플이 정책적으로 이 제한을 풀어주지 않는 한 사용할 수 없다는 말이다.
하나카드가 내놓은 유심형 모바일 카드가 아이폰 사용자들에겐 무용지물이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나카드는 이와 관련 향후에도 일단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9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안드로이드 기기에 실물없는 모바일 카드를 우선 보급한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터치 ID기술을 통해 본인확인을 해 보안성도 갖췄다는 ‘애플페이’ 역시 국내에선 아직 거리가 멀다. 애플의 국내 시장점유율이 10%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들어 각 카드사들이 패플레이 사용 계약을 맺는데 회의적이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이폰 점유율이 훨씬 높은 미국에서도 맥도날드 등 극히 제한된 가맹점에서만 애플페이가 사용되는 상황에서 국내 카드업계가 나서서 애플과의 계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아이폰 사용자들에게만 모바일 카드가 ‘그림의 떡’이 되는 것도 아니다. 나머지 5500만명에 달하는 안드로이드 폰 사용자들 역시 ‘모바일 카드’는 쓸 곳이 별로 없는 애물단지가 될 수 있다 지적도 나오고 있다. 모바일 카드가 있어도 결제할 곳이 없다는 애기다.
실제 NFC 단말기가 갖춰진 곳은 2014년 9월 기준으로 2만6000여대에 불과하다. 전체 카드 가맹점의 1.5% 가량만 NFC 단말기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카드 가맹점들은 개당 30~40만원이나 하는 NFC 동글(결제기기)을 직접 구입할 수 없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유심형 진영에서 IC 카드 전용 단말기 보급 사업을 진행하는 김에 NFC 결제 기능도 추가하자고 주장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형마트 등 대형 가맹점은 이 사업의 대상이 아니어서 실효성이 떨어지는 데다 NFC 단말기가 많이 보급되면 유리할 게 없는 앱카드 진영이 비용분담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며 “스마트폰 유저들이 편리하게 모바일 카드를 사용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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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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