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잖고 성실한 이미지가 강한 배우 배수빈이 유지태의 첫 장편영화 연출작 ‘마이 라띠마’를 통해 ‘대대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세상 어느 곳에도 기댈 것 없는 남자 수영으로 변신, 기존의 이미지를 깨뜨렸다. ‘주몽’의 사용도, ‘천사의 유혹’ 재성도, 최근작 ‘26년’ 속 주안도 없었다.
꼬질꼬질한 행색에 거친 말을 서슴지 않고, 허세도 심하다. 그러다가 운명 같은 여자 마이 라띠마(박지수 분)를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이내 달콤한 유혹에 흔들리고 마는 수영. 그런 수영의 복합적인 감정과 모습을 그는 ‘배수빈 표’ 연기로 완성했다.
배수빈 역시 이번 영화를 통해 도전한 변신에 대해 만족하는 듯했다. ‘26년’ 홍보 차 만난 인터뷰 때보다 훨씬 편안한 모습이었다.
“촬영하면서도 재밌었어요. ‘26년’을 할 때는 놀아야 하는 틀이 있었거든요. 그 틀을 벗어나면 캐릭터가 깨지기 때문이죠. 그런데 수영이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람이잖아요. 육두문자도 많고요. 하하. 예전에 저 역시 수영처럼 충동적인 인물이었어요. 미성숙한 어른이었죠.”
워낙에 거침없고, ‘막 산’ 인물이었기 때문일까. 수영의 대사 절반은 욕이었다.
“욕을 하면서 전혀 민망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속 시원했죠. 사실 충동적으로 살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이런 게 경험이 쌓여가면서 이성적으로 변하잖아요.”
수영은 라띠마와 사랑에 빠지면서, 그를 평생 지켜주기로 약속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험난한 현실에 직면한 후 영진(소유진 분)의 유혹에 무너진다.
“수영의 그런 모습이 남자들의 심리이기도 하죠. 책임질 수 없는 것에 일단 지르고 보는 성향이요. 수영도 남들과 자신은 다를 거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아니었던 거죠. 마지막에 라띠마를 찾아가서 고백하잖아요. ‘그들과 다를 것 없이 똑같이 그런 사람이다’고요. 이런 부분이 또 다른 아픔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이번 영화를 통해 유지태와 감독 대 배우로 만난 배수빈은 긍정적인 자극을 많이 받았다.
“사실 전 배우출신 감독이 연출하는 걸 굉장히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배우의 감정을 잘 알기 때문이죠. 물론 영화를 하려면 그만큼 공부해야겠지만요. 감독으로 만난 유지태 감독은 정말 멋졌어요. ‘잘났다’는 말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비아냥거리는 게 아니고요. 하하. 순수한 감독이었어요. 상대방도 잘 배려하고요.”
배수빈의 색다른 매력이 제대로 빛난 영화다. 모든 걸 유지태 감독 및 스태프 덕으로 돌렸다. 데뷔한 지 10년이 훌쩍 넘은 그이지만, 여전히 겸손했다.
“저 신인 때는 완전 괴물이었어요. 정말 연기를 못했어요. 그 때는 아마 현장에서 위압갑, 부담감 등을 많이 느껴서 그랬을 거예요. 그에 반해 ‘마이 라띠마’ 팀은 최고였죠. 모든 스태프와 감독님이 잘 기다려 주셨어요. 특히 이번 영화가 처음인 (박)지수 양에게도 배려를 잊지 않았죠.”
배수빈은 올 가을 가정을 꾸린다. 예비 신부의 예쁜 마음씨에 반했다는 그는 결혼 후에도 대중들에게 에너지를 전달하는 메신저로 꾸준히 활동할 예정이다.
“다른 사람의 모습을 사는 배우잖아요.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잘 살아야 해요.(웃음) 사람 ‘배수빈’이 잘 살아야 좋은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죠. 제가 보시다시피 그렇게 성스러운 사람은 아니거든요. 하하. 수행자도 아니고 속세를 떠나서 살 수는 없잖아요. 배우라는 직업으로 열심히 하면서 그 안에서 제 삶의 방향을 찾아야죠. 그동안 혼란스러운 시기를 많이 겪었으니, 앞으로 잘 해야겠죠?”
▲ 사진= 황지은 기자 hwangjieun_@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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