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오디션 프로그램 출연 가수들은 아마추어인 상태에서 여러 단계의 경연 점수를 따기 위해 많은 걸 보여주어야 한다. 별의별 시도를 다 한다. 그러다 막상 정규 1집이나 디지털 싱글로 정식 데뷔할 때 보면 새로운 맛이 덜 난다. 이미지의 소진은 모든 오디션 출신 가수들이 극복해야 하는 딜레마이기도 하다.
아직 아마추어인 악동뮤지션이 똑같은 모습이 반복되는 메커니즘인 CF에서 노래와 춤을 추는 건 가수로 데뷔도 하기 전 이미지 소비를 촉진시킬 우려가 있다. 버스커버스커나 딕펑스가 오디션이 끝난 후 대중으로부터 재빨리 숨어버리는 것도 이미지 소비와 노출을 최대한 줄이려는 전략이다.
그런 점에서 16세 소녀 이하이를 보면 대단하다는 느낌이 든다. 별로 이미지가 소비된 것 같지 않고, 오디션 때 보여주었던 모습의 연장선에서 자신의 장기를 조금씩 심화시켜 가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물론 여기에는 이하이의 소울풀한 중저음의 특성을 한껏 활용시키는 YG의 전략과 합쳐져 ‘포텐’이 터졌다는 사실이 간과돼서는 안된다.
이하이가 지난해 발표한 데뷔 싱글 ‘1,2,3,4’는 레트로 소울 장르다. 자신의 나이보다 성숙한 이미지를 보여주기는 했는데, 아직 어려서인지 약간 어설픈 맛도 있었다. 이는 SBS ‘K팝스타’ 심사위원인 박진영에 의해서도 지적된 바다.
하지만 지난달 발표된 정규 음반 ‘First Love Part. 1’의 다섯 곡은 이하이가 개론을 떼고 이미 각론으로 들어간 듯한 느낌이다. ‘K팝스타2’ 생방송 무대를 통해 공개된 이 음반 타이틀곡 ‘It’s over’는 이하이의 역량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듯한 인상이었다. ‘1,2,3,4’보다 더 밝고 경쾌하면서도 깊고 그윽한 뭔가가 느껴진다. 가벼우면서도 묵직한 느낌이 동시에 들면서 ‘감각의 균형’을 유지한다. 이하이가 ‘K팝스타’에서 영국 가수 더피의 ‘머시’와 픽시로트의 ‘마마 두’ 등 소울적 감성의 곡들을 열창할 때의 역량이 그대로 살아나 있다. 재즈와 리듬앤블루스가 합쳐진 장르에 속하는 ‘It’s over’는 이하이의 신비롭고 원숙한(?) 목소리로 인해 새로운 느낌으로 살아났다.
타이틀곡 ‘It’s over’ 외에도 ‘Turn It Up’ ‘Special’ ‘짝사랑’ ‘Dream’ 등 ‘First Love Part. 1’ 수록곡들이 모두 높은 완성도를 보이며 독특한 이하이의 보컬을 극대화했다.
‘It’s over’를 통해 음원 차트 1위 자리를 거머쥔 이하이는 지난달 28일 두 번째 타이틀곡 ‘로즈’를 포함한 신곡들과 첫 정규음반 ‘First Love’도 발표했다. ‘It’s over’는 16세 소녀의 귀여움과 발랄함이 담겼다면 ‘로즈’에서는 몽환적이고 신비스러운 여인으로 변신을 꾀하며 처음으로 YG 스타일에 도전했다. YG의 대표적인 프로듀서 테디와 송백경이 공동 작곡한 ‘로즈’는 R&B 하우스 장르의 곡으로 2일 현재 각종 온라인 음원 실시간 차트 1위를 휩쓸고 있다. YG 막내 이하이가 풍부한 성량으로 그루브한 비트를 녹여내고 있다. 갈수록 궁금해지는 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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