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 입장에선 나와 내 가족이 매일 접하는 일상의 안전이 더 소중하다. 따라서 앞으로 정부가 전력해야 할 안전관리 영역은 전통적인 재난을 넘어 학교폭력, 성폭력을 비롯한 4대악과 교통안전 등 일상의 모든 위험으로 확대돼야 한다.
지난해 통계청이 실시한 사회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64%가 범죄위험에 대해 불안감을 느낀다고 한다. 이에 새로운 정부도 성폭력과 학교폭력 등을 4대악으로 규정하고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은 지난 4월 5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국민의 ‘생활 속 안전’을 위한 정부 계획을 세세히 밝혔다. 이 같은 정부 의지는 반갑기 그지없다. 이처럼 정부의 노력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안전관리에 대한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전환이 요구된다.
우선 ‘안전의 개념’을 대폭 넓혀야 한다. 그간 정부에서는 자연재해를 비롯한 재난과 대형 안전사고를 중심으로 안전관리를 해왔다. 그러나 정작 국민들 입장에선 나와 내 가족이 매일 접하는 일상의 안전이 더 소중하다. 따라서 앞으로 정부가 더욱 많은 관심을 갖고 전력해야 할 안전관리 영역은 전통적인 재난을 넘어 학교폭력, 성폭력을 비롯한 4대악과 교통안전 등 일상의 모든 위험으로 확대돼야 한다. 또한 사후수습 위주의 재난관리에서 ‘예방중심의 안전관리’로 바뀌어야 한다.
예방중심의 안전관리를 위해서는 그간 발생한 재난과 안전사고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보다 근원적인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최근 국내 한 대학 조사에 의하면 치료감호소에 수감된 성폭력자의 94%가 정신과 질환을 갖고 있고 30%가량은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지닌 사이코패스라고 한다. 전자팔찌와 신상공개보다는 왜곡된 성의식에 대한 정신병리적 접근이 재발방지를 위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정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아직 경험하지 못한 재난과 사고에 대한 준비도 해야 한다. 일본 원전사고나 터널 사고, 브라질의 대형나이트 클럽 화재사고 등이 우리 일이 될 수도 있다. 더불어 정부 중심의 안전관리에서 ‘국민참여형 안전관리’가 되어야 한다. 안전에 대한 범위가 확대되는 가운데 정부가 모든 안전관리를 맡기엔 한계가 있다. 수년 전 태안 기름 유출사고 시 123만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해 피해를 조기에 복구한 경험은 국민참여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사회전반의 안전의식을 개선하고 안전에 대한 국민 관심을 높이기 위한 국민안전문화운동도 필요하다. 2011년 전국 학교폭력 실태조사결과에 의하면 학교 폭력 시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 경우가 51.4%다. 학부모 단체, 안전도우미 단체, 대학생 재능기부 단체와 언론 등이 함께 참여하는 대대적인 안전문화운동을 통해 국민 모두가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안전행정부가 업무보고를 통해 발표한 생활안전지도가 요즘 화제의 중심에 있다. 외국의 사례처럼 범죄예방 효과가 기대되지만, 일부에서는 낙인효과를 우려하기도 한다. 정부에서는 당연히 그로 인한 부작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세심한 부분까지 검토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에게도 질문을 해 볼 필요가 있다. 나와 내 가족의 안전과 경제적 이익ㆍ지역 이미지 중 어느 것에 가치를 둘 것인지 말이다.
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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