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병세 악화로 구속집행이 정지된 후 재판에 전혀 참석하지 못하고 있는 김승연(61) 한화그룹 회장 측이 “김 회장은 사리를 판별할 능력이 없다”며 재판중지를 요청하고 나서 결과가 주목된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윤성원)는 지난 4일 김 회장 측의 재판중지 신청으로 김 회장의 의료진을 비공개 심문했다. 이날 심문에서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A 교수는 “김 회장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소견이 일치해 형사재판에서 논리적으로 자신을 방어할 능력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2월 말 공판에서도 김 회장 측 변호인은 “당뇨와 과체중, 호흡곤란으로 김 회장의 병세가 위중하고 최근 정신건강이 급격히 나빠졌다”며 재판중지를 신청했다.
형사소송법 306조에는 “피고인이 사물 변별 또는 의사 결정 능력이 없는 상태에 있으면 그 상태가 이어지는 동안 공판절차를 정지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재판부는 김 회장의 건강 상태를 감안해 지난 1월 구속집행정지 결정은 내렸지만 재판을 중지해 달라는 요구까지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이미 이 사건에 대한 심리가 상당 부분 끝난 상태이기 때문이다. 당초 재판부는 지난 공판에서 증인신문을 마무리짓고, 오는 11일 검찰 구형을 듣는 결심공판을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늦어도 4월까지는 김 회장에 대한 선고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있기도 했다.
때문에 재판부가 오는 7일 만료되는 김 회장의 구속집행정지 기간을 연장한 채 재판을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서울고법은 지난해 말 횡령ㆍ배임 혐의로 기소된 태광그룹 이호진(51) 전 회장의 모친 이선애(85) 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며 구속집행정지 기간을 연장한 사례가 있다.
한편 한화그룹 사건은 1심 재판 당시에도 담당 재판부의 교체로 결심까지 마친 사건을 재심리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김 회장에 대한 선고가 6개월 가량 늦춰지기도 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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