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SBS ‘청담동앨리스’에서 지앤의류의 막내딸 신인화 팀장을 연기하는 김유리는 이전 드라마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청담동앨리스'에서는 미모와 실력, 재력, 속물성을 두루 갖춰 ‘청담女'에 잘 어울리며 시선을 끌고 있다.
게다가 이 드라마에서 그녀는 할 일이 너무 많다. 꽃뱀 마인드로 남자에게 접근한 두 여자 주인공, 한세경(문근영)과 서윤주(소이현)의 운명을 좌우할 캐스팅 보트를 쥔 인물이었다.
그녀는 도도녀에서 악녀로 급하게 변신했다. 한세경과 서윤주의 실체를 까발리기 위해 신인화의 악녀성을 필요로 했다.
이 드라마의 관건은 순수하지 않은 생각으로 청담동에 입성했거나, 입성하려는 한세경과 서윤주를 어떻게 시청자에게 설득시키느냐다.
꽃뱀이 별거인가. 사랑이 아닌, 조건과 스펙을 보고 결혼하려는 여자가 꽃뱀이다. 한국 사회에서 이 정도면 시집 잘 가기 프로젝트라고 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근데 돈있는 사람들에게는 꽃뱀이라고 하지 않고 정략결혼이라고 한다. 그래서 세경은 “그래, 나 꽃뱀이다. 근데 돈 있는 너(신인화)랑 나랑 다른게 뭔대”라고 묻으며 분연히 맞선다.
신인화 역을 맡은 김유리는 연기력이 탁월하지는 않지만 도도한 악녀의 표출 방식은 매우 자연스럽다. ‘무늬만 청담녀'가 아니다. 나대거나 별로 흥분하지 않는다. 조근조근 씹어주고, 행동은 정공법을 택했다.
처음에는 결혼과 사업을 동일선상에서 진행시키는 평범한 재벌녀이지만 갑자기 악녀로 변신한 것은 생애 처음으로 쓰라린 패배를 맛봤기 때문이다. 그것도 자신보다 훨씬 못한 한세경에게 승조(박시후)를 빼았겼다. 그래서 승조가 올케인 윤주와 과거 파리에서 동거한 사이이며, 윤주의 코치를 받아 세경이 승조를 공략하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이 폭로는 세경과 윤주에게는 난도질이다.
‘청담동 앨리스'는 사랑을 가장한 비즈니스를 실행하고 있는 한세경이 충분히 현실적인 캐릭터이지만 드라마로 납득시키기는 쉽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조건을 중시하는 사랑과 결혼을 하고 있음에도 이를 말로 표현할 때는 조금 달라지고, 드라마로 표현할 때는 조금 더 달라진다. 그래서 수많은 비현실적인 신데렐라 드라마들이 판쳐왔는지도 모른다.
한세경(문근영) 캐릭터를 시청자에게 쉽게 납득시키기 힘든 그 틈바구니 속에서 신인화 역을 맡은 김유리는 자신을 보여줄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김유리는 이 드라마의 최대 수혜자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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