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석희ㆍ이정환ㆍ원호연 기자]“7000만원 이하 직장인은 별차이 없다더니 연봉 6000만원에 부양가족 없는 싱글에 빚 갚는다고 지출 줄였더니 세금 150만원 토해냈어요…세금 내느라 다시 빚져야 해요”(한 직장인이 납세자연맹에 올린 글)
“연말정산으로 직장인들이 100~200만원까지 세금폭탄으로 사실상 월급이 깎였다. 설 명절에도 고가의 상품이 아닌 실속형 세트를 구매하는 패턴으로 바뀐 것까지 겹쳐 지난 추석보다 매출 신장률이 더 낮아졌다. 연말정산으로 월급을 깎인 직장인들이 아예 지갑을 열지 않아 죽을 지경이다”(한 유통업체 관계자)
“이러다가는 신용 경색이 오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들 정도다. 10년 주기 대란설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 여기에 연말정산이 불을 지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한 카드업계 관계자)
‘13월의 폭탄’ 연말정산의 후폭풍이 현실화되고 있다. 연말정산 파동을 거치면서 세금을 토해낼 가능성이 있다고 막연하게 짐작했던 직장인들이 막상 얇아진 월급 봉투를 받아 들고는 볼멘 목소리를 터뜨리고 있다.
단순히 볼멘 목소리도 아니다. 정부의 설명과 달리 고소득층이 아닌 중산층의 세 부담이 증가해 역진적이라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게다가 중산층의 월급 봉투가 얇아지면서 소비마저 쪼그라 들고 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다. 게다가 노후를 준비하자고 정부가 줄곧 장려해왔던 개인연금저축 마저 줄고 있다. 섣부른 세액공제로의 전환이 가져온 시한폭탄이 마침내 ‘꽝~’하고 터진 셈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 1~2월 누계(22일 기준) A백화점의 매출 성장률(기존점 기준)은 1.2%에 그쳤다. 요우커 매출을 빼면 1%에도 못미친다. 한 대형마트도 같은 기간 매출이 1.4% 빠졌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수준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위축에 대한 우려감도 있겠지만 소비 현장에선 연말정산 논란 이후 소비가 몰라보게 줄었다”며 “특히 소비민감도가 강한 패션쪽은 죽을 지경이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소비 위축은 유통현장에만 한정된 것도 아니다. C카드사에 따르면 올 1~2월 신용카드 사용금액 증가율은 3.4%에 그쳤다. 유가하락에 따른 사용금액 하락효과에 물가상승률까지 감안하면 직장인들이 지갑을 닫았다는 애기다.
여신협회의 1월 카드사용 실적을 보더라도 이같은 소비위축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1월 카드 승인금액은 48조4300억원으로, 작년 동월보다 3.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작년 2월(2.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설 명절이라는 특수한 요인이 없었던 지난 2013년 1월 카드 승인금액 증가율은 6%대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증가율이 반토막난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신용카드업 자체의 성장률 정체, 유가하락 등 여러가지 특수 요인이 있다고는 하지만 연말정산 이후 카드 사용금액의 정체는 과거 신용카드 대란을 연상시킬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연말정산이 세액공제로 전환된 이후 개인연금저축 신계약도 크게 줄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정부가 세액공제로 전환계획 방침을 밝힌 2013년 2/4분기 개인연금저축 신계약 건수는 7만8366건으로 전년 동기(17만79714건) 보다 반토막이 났다.
보험연구원은 이와관련 최근 ‘연말정산 논란을 통해 본 연금 저축세제 개선 방향‘ 보고서에서 “제도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4000~6000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계층의 연금저축 가입률은 34%로 높지 않은 수준인데, 제도 변화로 인해 개인연금 가입률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연말정산이 중산층의 노후대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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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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