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일부 저축은행이 차주(돈을 빌리는 사람)의 신용등급에 관계 없이 30%대의 고금리를 일괄적으로 적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생이 일정한 소득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연이율 20%대의 고금리로 대출해 준 경우도 있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대부업체가 인수한 저축은행, 각각의 계열대부업체 등 11곳과 개인 및 대학생 신용대출이 많은 33개 저축은행에 대해 현장 및 서면점검을 벌여 그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저축은행계가 지난해 9~10월 중 신규로 취급한 개인 신용대출을 점검한 결과 대부업 업계 저축은행을 포함한 20개 저축은행이 차주의 신용도와 관계 없이 30% 수준의 고금리를 일괄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금융상품의 사용빈도나 금액 비중에 따라 가중치를 둔 가중평균금리 역시 24.3~34.5%로 높게 나타났다. 이에 반면 신한, KB 등 금융지주회사 계열 저축은행을 포함한 나머지 5개 저축은행은 금리 차등화가 일정부분 이뤄지고 있었다.

저축은행이 개인의 신용도를 자체적으로 평가할 역량이 부족하다보니 고객이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해 일단 고금리를 적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은 20개 저축은행이 자체 혹은 표준화된 신용평가시스템(CSS)을 구축하고 있지만 주요 고객층인 신용등급 7등급 이하의 저신용자의 신용도를 면밀히 분석하기에는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신용 고객들의 경우 대부업체에서 대출을 받은 경우가 많지만 그 정보를 저축은행이 파악하기 어려워 고금리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금융지주회사 계열 저축은행들은 선진화된 CSS 평가 역량을 통해 차주의 신용도를 면밀히 파악, 금리를 차등화하고 있다. 이들 저축은행의 가중평균금리 역시 10%대로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한편 대학생 신용대출 취급 적정성 여부를 점검한 결과 4개 저축은행이 소득 유무나 학자금 용도 사용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생 신용대출은 2013년 6월 이후 꾸준히 줄어 작년 11월말 현재 취급잔액이 2074억원으로 저축은행 총 여신(30조4000억원)의 0.1% 수준으로 내려왔고 대출건당 잔액은 340만원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잔액기준 가중평균 금리는 27.7%로 채무자 대부분이 일정한 소득이 없는 대학생인 점을 고려할 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금감원은 이와 관련 개인신용대출에 대해 금리 산정의 적정성을 중점 검사항목으로 지정하고 신용등급별 대출취급액 및 금리현황 등 관련 업무보고서를 1분기 중 신설해 금리 부과 행태에 대해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다. 기존 대학생 신용대출에 대해서는 저금리 대출로 일제 전환을 추진하고 신규 대출자에 대해서는 장학재단 대출 등 공적 지원제도에 대한 설명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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