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관 타개할 강력한 뚝심 절실 공공부문 등 구조개혁 미진 ‘초이노믹스’ 평가 낙제 수준 경제 활성화 노력엔 후한 점수

최경환 경제팀이 화두로 내세운 구조개혁과 경제살리기라는 정책 방향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경제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데도 이를 타개해나갈 구체적인 방침과 경제수장으로서의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

24일 헤럴드경제가 국내 경제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부동산 규제 완화와 재정지출 확대 등을 통해 경제살리기에 의욕적으로 나서 경제계로부터 큰 기대를 모았지만, 올 들어서는 이런 모습이 잘 안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저성장이 고착화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유럽의 양적완화와 글로벌 환율전쟁, 미국의 금리인상, 러시아 금융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 최경환호의 강력한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탄력 잃은 ‘초이노믹스’=최경환 경제팀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냉정했다. 10점 만점을 기준으로 5점 이하가 20명 중 15명이었고 나머지 5명은 6~7점을 주었다. 8점 이상을 준 전문가는 없었다. 등급으로 따졌을 때 ‘미’와 ‘양’ 사이의 점수로 볼 수 있다.

최경환 경제팀이 가장 잘한 부분에 대해선 20명 중 10명이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회복 노력’을 꼽았고, ‘부동산 경기활성화’를 꼽은 전문가가 4명이었다. 최 부총리가 취임 직후 추진했던 경제활성화를 위한 노력에 비교적 후한 점수를 준 셈이다.

반면 미진한 부분에 대해선 공공부문 등 구조개혁을 꼽은 전문가가 5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가계 부채 감축과 가계 소비진작이 4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정부의 후속조치 미흡을 꼽은 전문가도 2명으로 일관성 있는 정책에 대한 아쉬움을 보였다.

이외에 외국인 투자 부진, 비전의 부재, 경기하락에 대한 미흡한 대처, 창조경제 활성화 미흡 등을 꼽은 전문가들도 있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경환경제팀이 수립한 정책의 방향은 적절했다고 본다”며 “그러나 최 부총리가 취임한 직후에 경제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잘 수행하는 것 같았지만 최근에는 그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필상 서울대 초빙교수는 “현재의 정책기조를 지속할 경우 정부가 빚더미에 올라앉게 되고 나중에는 경제정책을 쓸 수가 없게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결국 국가신용도가 떨어져 심각할 경우 국가부도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혹평했다. 이 교수는 “돈만 풀리다 보면 자금이 부동화해 경기부양이 아니라 투기부양이 될 우려가 있다”며 “결국 강남 아파트값만 오른다”고 지적했다.

▶강한 리더십을 통한 구조개혁 주문=전문가들은 최경환 경제팀에 대해 구조개혁과 경제살리기에 올인할 것을 주문했다. 현재 한국의 경제상황이 비관적인 만큼 기업 투자와 가계 소비를 살릴 수 있도록 보다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저출산ㆍ 고령화로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하는 상황에서 경제의 틀을 새롭게 만들 구조개혁을 주문한 전문가들이 많았다.

설문에서 현 경제팀의 최대 과제로 구조개혁(5명), 성장동력 확충(4명), 내수 진작(3명) 등이 꼽힌 것은 이를 보여준다.

미래비전 제시를 꼽은 전문가가 3명이나 된 점도 눈에 띄는 점이었다. 올들어 연말정산 파문과 증세ㆍ복지 논란 과정에서 정부 정책이 오락가락하는가 하면 정책이 정치권에 휘둘리면서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지적을 받았던 것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의 주문은 내수 진작과 투자 촉진 등 경제활성화를 도모하면서 경제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도록 공공부문과 금융ㆍ노동ㆍ교육 등 구조개혁에 나선다는 ‘초이노믹스’의 기본 방침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일관성 있는 정책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최 부총리가 증세나 복지와 같이 논란이 예상되는 사안을 국회에서 합의하면 검토해보겠다는 식으로 떠넘기지 말고 경제정책의 수장으로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을 주문했다.

이충렬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경제팀 정책 가운데 가장 잘한 것이 있다면 정규직의 월급 삭감”이라며 “ 노동, 공공, 금융,교육 등 4대 개혁을 통한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해야한다”고 말했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교수(전 한국재정학회장)는 “가계부채 감축과 가계 소비진작이 저하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정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배문숙 기자/oskymoon@heraldcorp

설문조사 어떻게 이뤄졌나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확장적 재정정책과 구조개혁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분분 하다. 올 들어 불거진 증세ㆍ논란은 현경제팀이 풀어야 할 핵심적인 과제다.

헤럴드경제는 경제학계 7명, 전직 경제관료 3명, 국책 및 민간 연구소 전문가 10명 등 모두 20명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전화 인터뷰를 통해 취임 8개월째로 접어드는 최경환 경제팀의 평가와 과제, 증세ㆍ복지 논란에 대한 해법에 대한 의견을 조사했다.

▷설문에 도움을 주신 분(학계,전직 경제관료, 국책 연구기관, 민간 연구기관 순)=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한국경제학회장), 김진국 배재대 교수(컨 슈머워치 대표), 이필상 서울대 초빙교수,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전 한국재정학회장),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이충렬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강봉균 전 기획재정부 장관, 이수원 무역투자연구원장(전 기재부 재정차관보), 백운찬 전 관세청장, 김성태 KDI 거시경제연구부 연구위원,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정책연구실장,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정희수 하나금융 경영연구소 팀장, 김진성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경제연구실 실장, 임일섭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금융분석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