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러시아 수사당국이 유력 야권지도자 보리스 넴초프 암살사건과 관련, 체첸인 5명을 체포하고 이 중 2명을 기소하며 수사망을 좁히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추적하던 6번째 용의자가 자폭했다. 또 기소된 용의자 가운데 전직 체첸 경찰 출신인 자우르 다다예프가 범행을 시인해 수사가 한층 더 탄력을 받고 있다.

▶수사망 좁히는 러 수사당국=미국 뉴욕타임스(NYT)와 CNN방송은 8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을 인용, 7일 체첸 수도 그로즈니의 한 건물에서 6번째 용의자인 베슬란 샤바노프(30)가 경찰과 대치중 스스로 폭탄을 터뜨려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매체인 인테르팍스와 러시아24에 따르면 그로즈니의 한 건물에 숨어들었던 샤바노프는 경찰이 도착해 건물 주변을 포위하자 포위망을 뚫기 위해 수류탄을 던지며 저항했고, 경찰이 진입하기 전 자폭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런 가운데 모스크바 바스마니 지방법원 나탈리아 무쉬니코바 판사는 주요 용의자인 다다예프가 넴초프 암살사건에 개입했다고 시인했으며 그의 가담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고 NYT는 전했다. 체포된 나머지 4명은 사건과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다예프와 함께 기소된 이는 안조르 구바셰프로 나머지 체포된 이들은 구바셰프의 동생 샤기트, 람잔 바카예프 등이라고 현지 당국자는 밝혔다.

▶다다예프는 누구인가=현지 타스통신에 따르면 다다예프는 과거 체첸 경찰관 출신으로, 다른 매체인 스푸트니크는 체첸공화국 내무부 산하 북부대대 부사령관까지 역임했다고 전했다.

그는 함께 기소된 안조르 구바셰프와 함께 사설 경비업체 직원으로 일하면서 모스크바의 한 슈퍼마켓에서 경비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체첸공화국 지도자 람잔 카디로프는 다다예프가 수차례 훈장을 받았던 용감한 인물이고 ‘진정한 러시아의 애국자’라고 표현했으나 부대를 그만두고 나온 이유는 설명하지 못했다고 NYT는 전했다.

▶암살 동기는=일부 현지 언론은 넴초프 암살이 국외에서 사주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다다예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치적 협력자이기도 한 카디로프가 만든 부대에서 복무했기 때문에 국내 사건으로 봐야 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다다예프가 독실한 무슬림이었고 프랑스 잡지인 샤를리에브도가 게재한 예언자 무함마드의 만평에 대해 분노를 표하기도 했다며 종교적 이유로 그가 암살을 감행했을 수도 있을 것이란 가능성을 제기했다. 넴초프는 지난 1월 샤를리에브도 테러 이후 이들의 만평을 옹호했다. 러시아 수사당국 역시 이번 암살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소행일수도 있을 것이란 가능성에도 무게를 뒀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의 정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 증거를 발표하려던 넴초프가 정부에 의해 살해됐다는 의혹이 야권으로부터 제기되고 있고, 카디로프의 발언은 실제 암살지시를 내린 사람을 은폐하려는 ‘도마뱀 꼬리자르기’라는 의혹이 제기될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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