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ㆍ문재연 기자]정부가 대형 화재 등 캠핑장의 안전사고 위험성을 3년전부터 이미 파악하고도 법과 제도를 강화하지 않고 방치해 이번 강화도 화재 사건과 같은 참사를 불렀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본지가 단독 입수한 문화체육관광부의 ‘캠핑장 레저 활성화 방안 연구’ 보고서는 사설 캠핑장의 실태에 대해 “편의시설은 확충되고 있으나 안전문제가 도외시 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정확히 꼬집고 있다. 이 보고서는 문체부가 강원발전연구원의 용역을 받아 지난 2012년 9월 작성했다.

보고서는 한 인터넷 캠핑 카페에 올라온 글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 글은 우리나라 캠핑장 중 90%가 무허가로 영업을 하고 있어 시설기준이나 요금체계가 중구난방이고 여러가지 위험에 노출되거나 사고가 발생해도 제대로 된 대책 메뉴얼이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전국 캠핑장 1800여곳 중 약 90%는 시ㆍ군ㆍ구에 등록하지 않은 채 영업을 하고 있다.

이에 보고서는 “사설캠핑장 등록기준 및 관리 운영에 대한 제도적 측면이 미흡하고, 행정 담당부서도 명확치 않아 캠핑장 조성 및 이용에 대한 불만이 제기된다”며 “캠핑장 편의 및 안전시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독일처럼 캠핑장 이용에 대한 상세한 자치규범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독일의 경우 화재예방조치로 소화전에서의 취수와 상수도에서의 특수상황 시 취수가 항상 보장될 것과 긴급 상황에 신속하게 대비할 수 있도록 업주의 전화번호, 이름, 주소, 근처의 긴급구조대 연락처 등이 명시된 안내서를 구비하토록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용객 차량 뿐 아니라 소방ㆍ구급 차량의 진입로 출입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고, 캠핑장 위치도가 시각적으로 명확히 조망돼야 한다는 점 등도 규범에 들어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보고서는 이어 경기 지역의 한 자치단체가 캠핑장 관리ㆍ·운영 사항을 조례로 제정한 것에 대해 긍정적이라면서도 “캠핑장 사용자 수칙에서 화재 및 안전사고 대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선진국 사례를 들며 캠핑장 등급인증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오토캠핑장에 대해 일본오토캠프협회(JAC)에서 10인의 평가인단이 나와 등급(1~5) 심사를 하고 3년마다 갱신하도록 하고 있다.

독일도 독일관광협회(DTV)에서 전국 1200곳(2009년 기준) 캠핑장에 대해 별 하나에서 다섯까지 등급을 매겨 선택의 자율권을 보장하고 있다.

보고서는 특히 “국내에도 등급인증제 도입으로 차별화되고 특성화된 캠핑장의 존립 가능성을 열어둠과 동시에 수요자에게 공식적인 정보제공을 통한 이용 선택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소방방재 전문가는 “정부가 지난 2012년 작성한 캠핑장 관련 보고서를 통해 안전 문제를 제기하는 등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결과적으론 특별한 조처 없이 가만히 덮어버린 꼴이 돼 버렸다”고 꼬집었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교수(소방방재학)는 “편리성을 지나치게 추구하는 세태 속에 캠핑장 거의 모두가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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