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32년간 쇼윈도 부부로 살며 누구보다 행복한 모습을 보여줬던 서세원(59) 서정희(53) 부부의 파탄난 결혼생활이 시사교양 프로그램 MBC ‘리얼스토리 눈’을 통해 재구성됐다.

‘아줌마들의 시사교양’을 표방하는 프로그램답게 연예인 부부의 진흙탕 싸움은 양쪽의 입장을 극적으로 조명하는 것으로 실사판드라마를 썼다. 지난 12일 있었던 서세원의 상해 혐의 4차 공판 현장을 공개하고, 양측의 입장을 반박하는 내용을 담는 과정은 물론 두 사람의 과거 방송 출연분을 재편집해 보여주는 과정이 그랬다.

앞서 4차 공판 당시 서정희는 “열아홉 살 때 남편을 만났다. 부적절한 성폭행에 가까운 것을 당한 뒤 2개월 동안 동거를 했다. 32년 동안 거의 포로생활을 했다“며 ”남편의 말 한 마디에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남편을 목사로 만들면 지금까지 했던 모든 나쁜 행동을 변화할 수 있다는 의지 하나로 버텼다. 나 하나 희생하면 될 거라고 믿었기 때문에 이혼은 상상도 못했다”고 오열하며 진술했다.

하지만 서세원은 “상해 사실에 대해 일부 잘못은 인정하지만 폭행 시비의 원인은 아내에게 있다”며 “아내가 교회 문제로 싸움에 불을 지폈다”고 주장하며 “증거로 채택된 CCTV의 속도가 원래 속도보다 빠르게 녹화돼 더욱 폭력적으로 보일 소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리얼스토리 눈’은 공판 이후 그들의 입장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시작했다. 서세원 측의 입장이다.

서세원은 이미 공판을 통해 일부 상해 혐의를 인정했으면서도 이날 방송에서 제작진이 전화통화를 한 서세원의 누나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서세원의 누나는 폭행사실에 대해 “서세원은 손찌검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부부는 다 싸움을 한다”며 “정희가 이러고 저러고 그런 말을 하면 안된다. 때리지도 않았는데 때렸다고 하니...”라면서 옹호했다.

또 서세원의 전 매니저 역시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서정희는 하루에 두 번씩 사우나를 가는 사람이다. (폭행을 당했다면) 거기서 맨몸으로 만나는 사람들이 느끼지 않았겠냐?”며 “서정희의 어머니가 1년에 2개월을 빼고는 부부와 함께 살았다. 딸이 폭행을 당했다고 하면 장모가 가만히 있었을 리 없지 않냐?”고 주장했다.

서정희 측의 입장도 이어졌다. 두 사람과 알고 지낸 교인들은 “서세원은 잘못을 인정하는 스타일이 아니”라고 잘라 말하며 “서정희를 집으로 데려다 줄 때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였고, 자신이 그를 목회자로 만들었으나 그것에 대해 마음 아프로 후회가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서정희는 지난 공판 이후 출국을 앞두고 “(앞으로의 진행은) 딸과 의논하겠다”며 “모든 생각을 접고 심신의 안정을 먼저 취해야 할 것 같다”는 말로 제작진에 심경을 전했다.

‘리얼스토리 눈’의 재구성이 돋보인 것은 연예인 부부의 과거를 돌아보는 장면이었다. 프로그램에선 이들의 현재 상황에 빗대 정상적이지 않았을 과거 결혼생활을 유추했다. 과거 방송 출연분을 짜깁기해 보여주니, 이들의 결혼은 서정희의 증언처럼 애초부터 잘못된 만남이었다.

특히 프러포즈에 대해 이야기하는 두 사람의 인터뷰에서 서세원이 “저 사람이 저보고 잘 생겼다고 멋있다고 했다”고 말하지만, 서정희는 망설이며 “친오빠처럼 잘해줘서 고맙다”고만 말해 여지를 남기는 영상을 편집해 보여줬다.

또 ‘자니윤쇼’ 출연분을 인용, 서세원이 “(예전엔)말도 잘 듣고, 요즘은 까져서 안 된다”며 나무라는 모습 뒤로, 서정희가 “결혼하니까 못 나가게 하고, 애기 낳으라고 화를 내고, 그래서 애기를 낳으니까 또 낳으라고 해서 또 낳고”라며 말했던 모습을 이어붙였다. 현재의 상황에서 보면 충분히 평범하지 않다고 비칠 만한 장면이었다.

‘리얼스토리 눈’은 철저하게 중년여성을 타깃으로 한 시사교양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의 이현숙 MBC 특임국장은 앞서 본지에 “기존 시사 프로그램의 나열식 전개에서 벗어나 색다른 스토리텔링을 접목한 쉽고 트렌디한 시사교양프로그램을 표방했다”고 말했다. 이 시간대 리모컨을 쥐고 있는 주시청층을 겨냥한 전략으로, 드라마 연속극에 길들여진 주부 시청자를 공략해 다양한 이슈를 극적으로 구성하고 있다.

하지만 다루는 이슈에선 화제 중심의 가벼운 소재가 많고, 깊이있게 다루기 보단 스쳐가는 정도에 그칠 때도 허다하다. 이날 방송에서처럼 과거 발언들을 짜깁기하는 수준에 그치는 편도 숱하다. 그러니 시청자 게시판에는 “볼 만하면 끝난다”거나 “어차피 다 알려진 내용을 왜 굳이 방송에서 반복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절하게 편집된 자극적인 콘텐츠는 시청자들을 끌어모은다. 원래 ‘불량식품’이 더 맛있는 법이다. 이날 방송분은 전국 11.5%, 수도권 13.2%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집계)을 기록했다. 같은 시간 방송된 SBS ‘뉴스토리’는 4.1%, KBS2 ‘1대100’은 5.5%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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