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세계 자동차의 역사는 1886년 독일 고트리프 다임러와 칼 벤츠가 휘발유 자동차를 최초로 발명하면서 시작됩니다. 현재까지 129년 역사를 자랑하는 셈이죠.

이제는 친환경차나 자율주행차까지 등장하면서 업계가 격동의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IT공룡’인 구글이나 애플이 미래차에 대한 개발 투자를 가속화하면서 전통적인 내연기관 자동차 업체는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입니다.

이런 가운데 영국의 자동차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탑기어’가 ‘세상을 바꾼 차 20선’을 선정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인간을 말에서 내리게 한 최초의 차에서 미래차까지 업계에 파장을 몰고 온 차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시죠.

▶랜드로버 디펜더=탑기어가 선정한 ‘세상을 바꾼 차’ 1위는 랜드로버 디펜더입니다. 탑기어는 “농장이든 정글이든 어딜가든 집같이 느껴진다”고 호평했는데요. 직사각형의 넓직한 라디에이터 그릴, 튼튼한 바디와 높은 지상고로 오프로드에서 탁월한 성능을 발휘하기 때문입니다. 랜드로버 디펜더는 1983년 탄생해 올해까지 32년을 맞았지만 디자인과 컨셉트는 거의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급격히 강화된 안전과 환경규제로 올해 12월 단종된다고 하네요.

▶아우디 R10 TDI=2위는 아우디 R10 TDI입니다. 이 차는 ‘경주차=휘발유’라는 공식을 깬 차입니다. 디젤 엔진을 탑재한 최초의 레이스카이기 때문인데요. 디젤이지만 놀라울 만큼 조용해 ‘속삭이는 혁명(whispering revolution)’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죠. R10은 2006년 데뷔 이래 3년간 스포츠레이스 내구 경주 대회인 ‘르망 24시’에서 우승을 거머쥐기도 했습니다.

▶도요타 프리우스=3위는 도요타의 프리우스가 차지했습니다. 프리우스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하이브리드차(내연기관과 전기모터 두개의 동력원으로 가는 차)입니다. 탑기어는 혼다가 ‘기술의 혼다’를 내세우지만 프리우스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할리우드 스타 해리슨 포드와 캐머론 디아즈가 타고 다녀 유명세를 타기도 했죠.

▶타이크 코지 쿠페=탑기어 ‘세상을 바꾼 차’에는 뜻밖의 유아용 장난감 자동차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4위인 ‘리틀 타이크 코지 쿠페’가 그것입니다. 탑기어는 “전세계 베스트셀링카가 도요타(세계 1위 자동차업체)나 픽업트럭(뚜껑 없는 짐칸이 달린 소형트럭)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며 “10억명 어린이의 첫 차인 코지 쿠페가 1위”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이들의 첫번째 차이면서 첫번째 사고를 경험한 차이기도 할 것”이라고 재치섞인 평을 내놨네요.

▶트러스트 SSC=5위는 초음속 차량인 ‘트러스트 SSC’입니다. 시속이 무려 1230km/h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자동차입니다. 이 자동차는 F-4 팬텀 전투기 엔진 2개를 탑재해 사막 주행에서 1.6km까지의 거리를 4.7초만에 돌파한 기록도 가지고 있습니다.

▶폭스바겐 비틀=6위에는 폭스바겐 ‘비틀’이 꼽혔네요. 세기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와 천재 자동차 박사 페르디난드 포르쉐가 탄생시킨 독일의 ‘국민차’입니다. 포르쉐 박사는 스포츠카로 유명한 포르쉐를 만든 사람이기도 하죠. 히틀러는 대중의 지지를 얻기 위해 단순하면서 값이 저렴한 보급형 차량을 제작하라고 주문했습니다. 비틀은 1936년 등장해 전세계적으로 2250만대 이상이 팔린 베스트셀링카 중 하나이도 합니다.

▶부가티 베이론=세계에서 가장 빠른 스포츠카를 만드는 부가티의 ‘베이론’로 빠질 수 없죠. 7위에 오른 부가티 베이론은 8.0리터 쿼드터보 W16엔진을 장착해 무려 1200마력을 발휘합니다. 최고속도는 시속 431km, 제로백(0→100km/h)은 2.2초만에 도달하는 괴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가격은 30억원~35억원대입니다. 탑기어는 “도로에서 시속 400km이상이 진정 필요하냐”고 자문합니다. 그러나 “이는 달착륙과 비슷한 것”이라며 “실질적인 수요가 아니라 우주에 인류의 위대함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답합니다.

▶닛산 캐시카이=8위는 크로스오버의 열풍을 몰고 온 닛산의 캐시카이입니다. 2007년 캐시카이가 탄생했을 당시 자동차 업계는 혼란에 빠집니다. 이전에는 세단이면 세단, 해치백이면 해치백으로 간단하게 분류됐지만, 캐시카이 등장으로 경계를 허문 크로스오버가 자리를 잡게 됐기 때문입니다. 캐시카이는 다양한 수요층을 포섭하며 닛산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캐시카이’라는 이름은 이란 남서부 산악지대 유목민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자유로운 역동성을 강조한 것이라네요.

9위와 10위는 아우디 콰트로와 도요타의 힐룩스가 차지했습니다. 아우디 콰트로는 상시 4륜구동 차량의 개척자이고, 도요타 픽업트럭 힐룩스는 ‘파괴되지 않는’ 강인함이 선정 이유로 꼽혔습니다.

▶미래차도 톱20 합류=전기차와 구글차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미국 전기차 대기업 테슬라의 ‘모델S’에 대해 탑기어는 “전기차도 잘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다”고 평했습니다. 테슬라 모델S는 2012년부터 양산된 순수전기차로, 가솔린 엔진 대신에 60kW의 전기모터로 최고출력 416마력을 내고 한 번 충전으로 426km를 달릴 수 있습니다. 테슬라는 올해 총 5만5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고 2020년까지 50만대를 팔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데요. 올 1분기에 1만30대 판매고를 올렸다고 하네요.

구글의 ‘스트리트뷰 차’도 세상을 바꾼 차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도로촬영 차량인데요. 탑기어는 ‘지구 행성 지도를 그린 차’라고 의미부여했네요. 구글의 스트리트뷰 차는 20 페타바이트의 이미지를 수집해 500만마일(약 805만km)을 커버하고 있습니다. 구글은 2013년 현재 약 50개국에 3000대 이상을 투입해 스트리트 뷰 데이터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밖에 달 탐사를 위한 ‘루나 로버(월면차ㆍ月面車)’도 톱20에 들었습니다. 로켓에 실려 달에 착륙한 루나 로버에게는 3가지 미션이 있습니다. 달 표면 탐사와 우주비행사 지원, 달 암석 수집이 그것이라네요. 인류의 진보에 자동차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새삼 일깨워주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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