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돈과 연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예를 들어 목돈 10억원을 한꺼번에 받을 지 혹은 매월 200만원씩 죽을 때까지 받을 지 골라야 한다면? 대개는 나중에 받는 것보다 당장의 목돈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유사한 사례로 목돈을 받을 수 있는 로또의 판매액은 늘어나는 반면 당첨 후 일정기간 현금을 받을 수 있는 연금복권은 꾸준한 감소추세라고 한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노후에 목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상당히 위험한 일일 수 있다. 자칫 상속이나 증여 등의 문제로 가족 사이에 분란이 일어날 수도 있으며 생전 안 해본 사업을 하려다가 한꺼번에 날릴 수도 있다. 만일 치매 등에 걸리기라도 한다면 통장에 얼마가 있는지조차 기억하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노후 준비는 목돈 마련보다 연금으로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과거 서구의 여러 국가들은 국민연금만으로 국민의 노후소득을 어느 정도 보장하려고 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 노동당은 사회보장제도의 완벽한 실시를 주장하며 ‘요람에서 무덤까지(From the cradle to the grave) 국가가 책임진다’는 꿈 같은 슬로건을 제시하기도 했다. 출생부터 사망까지 모든 국민의 최저생활을 국가가 보장해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것이 당시 정치 지도자들의 이상(理想)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슬로건은 점차 빛을 바랠 수 밖에 없었다. 사회보장제도에 과도하게 의지하는 일부 국민들의 풍조와 늘어나는 수명 등으로 정부의 지출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해 더 이상 사회보장제도를 유지하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결국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등으로 보완한 3층 연금체계가 등장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우리나라 국민들은 노후 준비를 국민연금에만 의지하는 경향이 있다.
국민연금은 기초적인 의식주 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기대할 수 있을 뿐이다.
보다 안정적인 노후를 바란다면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연금저축) 등으로 차곡 차곡 쌓아야 한다. 이렇듯 연금자산을 축적해 가는 데 있어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첫째, 심화되는 저금리 기조를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통계에 따르면 퇴직연금 적립금 중 90% 이상이, 개인연금인 연금저축의 93%이상이 원리금 보장 상품에 몰려 있다.
이들 원리금 보장 상품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반면 물가 상승률을 제하고 나면 실질적인 수익률이 매우 낮은 상황이다. 게다가 금리도 계속 하락 추세여서 연금 자산을 늘리는 데 있어 효율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최소한 물가상승률 이상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서라도 주식펀드 등에 대한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둘째, 새로운 투자 기회와 리스크 관리를 위해 해외로 분산 투자해야 한다. 연금저축펀드의 93%가 국내 펀드에만 쏠려 있다. 하지만 국내 경제는 이미 저성장 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기대수익률 역시 낮아지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이 1970년대 평균 10%대 였지만 2010년대에는 3.8%에 불과하다.
따라서 주식에 대한 기대수익률 역시 과거 10% 이상에서 2010년 들어 8% 이하로 떨어졌다. 결국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 2% 비중에 불과한 국내 주식시장에만 머물 것이 아니라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아 전 세계 곳곳으로 연금 자산을 내보내야 한다.
끝으로 효율적인 노후 준비를 위해서는 투자 비용이나 소비 등의 지출 관리가 우선돼야 한다. 수익은 주가 상승 등 시장 환경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투자 비용이나 소비는 조금만 신경써도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선 챙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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