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아내가 인스타그램에 마우스를 올렸어요? 정말 올렸어요?”, “사무용이에요, 사무용.”

지난 17일 인터넬 포털사이트 다음TV팟을 통해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인터넷 생중계가 진행됐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예능 대세’로 떠오른 소유진의 남편이자, 요식업계의 대부이며, 요리연구가인 백종원은 이날 역시 꾸밈없고 순수한 리액션을 있는 그대로 보여줬다. 실시간 ‘쌍방향 소통’이 살린 프로그램의 묘미였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여러 명의 스타들이 자기만의 콘텐츠를 가지고 하나의 프로그램을 꾸려가는 컨셉트로 진행되는 방송이다.

백종원은 본인의 장기를 살린, 특히 “요식업계 대표가 아닌 요리연구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백주부의 고급진 레시피’라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쿡방’(요리하는 방송) 열풍으로 셰프들이 스타가 되는 때에 등장한 또 한 명의 셰프테이너(셰프+엔터테이너)였으나, 백종원은 기존의 셰프들과 달리 권위를 무너뜨린 구수한 옆집 아저씨 같은 모습으로 인기 상한가를 달리고 있다. 프로그램에선 걸출한 방송인(김구라)도, 아이돌 스타(초아)도, 몸짱 트레이너(예정화)도, 힙합신동(산이)도 맥을 못 추게 만드는 일인자다.

아내 소유진은 다음TV팟을 통해 프로그램의 인터넷 방송이 예고된 이날 프로그램 시청을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았다. 남편 백종원의 서재에 있는 컴퓨터 앞이었다. 이 시간 소유진의 인스타그램에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 생방송 보려고 남편 서재 들어왔는데 이럴수가…난 왜 그동안 몰랐던 것일까. 백주부 손이 커서 마우스도 크다고만 생각했는데 뭐…뭐라고 써있는 거니. 마우스의 실체, 넌 어디에서 왔니?”라는 글이 올라왔다. 황당한 기색이 역력했다. 백종원의 마우스에는 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우)라고 새겨져 있었던 탓이다.

뒷통수를 맞았다는 듯한 아내의 반응이 틀리지 않았던 것은 둘만의 사정에 있다. 백종원은 과거 소유진과의 결혼 조건 중 ‘게임 금지’ 조항이 있었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와우(게임) 이야기를 꺼내면 아내에게 절단난다”는 것이다. 게임을 끊어야 하는 아쉬움도 비쳤다. “와우 하면서 밥장사 할 때가 좋았다”는 고백이었다.

‘백주부’의 난감한 상황이 일파만파 퍼지자 소유진의 인스타그램엔 수많은 네티즌들이 ‘사무용입니다’, ‘사무용이에요’라는 댓글을 남기며 백주부를 두둔했고, 인터넷 생방송 과정에서도 시청자들은 이 사실을 백종원에게 알렸다. 당연히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백종원은 “아내가 인스타그램에 마우스를 올렸냐”고 재차 확인하며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마우스가 게임 전용인 것을 알았다. 일단 방송 하겠다”면서도 “출근할 때 마우스를 숨겼는데 어떻게 알았냐. 쉬는 시간이 무서워진다. 저는 쉬는 시간에 휴게실 안 가고 여기서 음식을 하겠다. (아내) 전화도 받지 않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예능 대세 백종원의 순진무구한 리액션이 유난히 빛났던 건 ‘마리텔’이라는 프로그램의 장점이 의외의 돌발상황을 맞으면서였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지상파 방송 콘텐츠의 포맷을 파괴, 플랫폼을 넘나들어 인터넷과 TV를 결합한 혁신적인 예능 프로그램이다. ‘인터넷’ 결합 콘텐츠의 장점은 시청자와 실시간으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백종원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유독 인기를 모았던 이유 중 하나 역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올라오는 시청자들이 올리는 글들에 빠르게 반응한다는 점이었다. 자신을 꾸미지도 않고, 시청자를 다그치지도 않고, 굳이 웃기려고 하지도 않는다. 가식 없는 반응들이 40대 후반 아저씨에게 ‘OO보이’라는 별칭까지 안겨줄 만큼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그러던 와중에 이날 방송에서 빚어진 돌발상황은 백종원의 캐릭터가 극대화되며 프로그램의 묘미를 살렸다.

사건의 발단은 아내 소유진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과 글로 인해 시작됐는데, 이를 실시간으로 지켜보다 아내의 분노를 남편 백종원에게 즉각 전달하는 시청자와 네티즌의 모습이 결합되며 ‘예능대세’의 100% 리얼한 반응이 비쳐졌다. 시청자의 참여가 있어야만 존재할 수 있고, 시청자와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어가겠다는 ‘마리텔’의 기획의도가 빛난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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