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북한이 개성공단 출입 인원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감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열 감지 카메라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남북 간의 의료 보건적 교류가 대화 재개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측이 지난 2일 우리 측의 메르스 바이러스 환자 발생에 대한 관심을 표하며 이와 관련된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또 이 당국자는 북한이 열 감지 카메라 3대 등 검역 장비를 지원해달라고 요청한 사실을 알리면서, 작년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때 북측에 대여했다가 돌려받은 카메라 3대를 빠른 시일 내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이 당국자는 북측이 개성공단에서 근무하는 북한 근로자에게 마스크를 지급해 달라고 한 사실도 전했다. 이어 그는 개성공단을 오가는 모든 남측 인원을 대상으로 발열 검사를 실시할 예정임을 밝혔다. 우리 정부는 메르스 바이러스가 북측 개성공단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미 북한은 지난달 말부터 남측의 메르스 발병 소식에 관심을 표하고 있었다. 지난달 23일 조선중앙통신은 ‘남조선에서 사망률이 높은 호흡기성 전염병 전파’라는 제목으로 메르스를 소개했다. 이후 북한 조선중앙방송도 남측의 메르스 감염환자 현황 등을 상세하게 보도하기 시작했다.
북한은 과거 사스나 신종플루 등 전염병이 창궐하면 국경을 봉쇄하고 외국인의 출입을 금지하는 강력 조치를 취해왔다. 이 때문에 메르스 확산 여파로 북한이 개성공단 출입을 통제하거나,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응원단을 보내지 않는 등 남북 교류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메르스라는 남북의 공통 관심사를 통해 의료 보건 차원에서 남북의 협력을 이끌어 낼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북측이 우리 측 메르스 환자 발생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서 이런 것은 같이 대응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안다”고 전하며 남북 간 공동대응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북한은 외화벌이를 위해 중동지역에 근로자를 대거 보내고 있다는 점에서 남측에 메르스 확산 관련 정보 공유와 예방에 대한 대응을 함께하자고 촉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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