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작전세력들의 시세조종을 막고 거래 활성화가 기대되는 증시 가격제한폭은 선진국 증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제도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아시아 증시를 제외하면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시장은 가격제한폭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 않다. 이는 주식시장의 성숙도가 높기 때문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시장 관리자(거래소) 차원의 직접적인 가격 규제보다 변동성 완화 장치처럼 개별 투자자의 자율적인 판단에 의해 투자하는 문화로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아시아의 대다수 거래소를 비롯해 신흥국은 전반적으로 가격제한폭을 두고 있다. 일본은 정액제 제한폭(평균 22%)을 두고 있고 대만인 최근 전일대비 ±7%에서 ±10%로 확대했다. 중국 증시도 ±10%, 태국과 말레이시아는 ±30%의 가격제한폭을 운영 중이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의 경우 직접적인 가격제한폭을 운영하지 않는 대신 종목별 변동성 완화장치(VI)를 통해 장중 일시적인 주가급변 등을 방지하고 있다.
일각에서 가격제한폭 확대로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지만 선진국 사례를 보면 오히려 가격제한폭은 두지 않거나 늘렸을 때 변동성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가격제한폭이 도입되지 않은 미국과 영국의 연환산 주식시장 변동성은 각각 17.0%, 16.7%로 가격제한폭을 도입한 국가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국의 경우를 보면 대만, 중국이 가격제한폭 제도를 도입하고 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도입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결과는 남아공의 주식시장 변동성이 대만, 중국 심지어 한국보다도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가격제한폭 제도가 오히려 시세조종을 쉽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정부의 분석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태국의 경우 ±10%였던 가격제한폭을 지난 1997년 12월 ±30%로 확대한 바 있다. 1987년7월~1997년11월 연평균 주간 주식변동성은 27.5%였으나 가격제한폭이 확대된 이후 변동성은 25.1%로 오히려 줄었다. 또 한국 증시도 과거 ±8%에서 ±15%로 확대되면서 ‘상·하한가 굳히기’ 등은 크게 완화됐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규연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무는 “유럽, 미국 등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가격제한폭을 별도로 두지 않고 변동성 완화장치 등을 통해 시장에서 가격이 형성되도록 운영하고 있다”면서 “대만도 지난 1일부터 가격제한폭을 기존 상하 7%에서 10%로 확대하는 등 가격제한폭 확대는 주식시장 선진화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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