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해창 기자] 피부에 가려움증, 짓무름, 부종, 홍반 등의 이상증세를 동반하는 아토피는 대표적인 민감성 질환으로 통한다. 약을 쓰고 치료를 해도 재발하기 일쑤다. 특히 가려움증을 동반해 수면장애를 일으키고, 심지어 외모 콤플렉스까지 유발해 일상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

그런데 이런 아토피 치료에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양호)이 삼육대와 손잡고 아토피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새로운 항생물질을 왕지네에서 분리 추출하는데 성공한 것. 새 항생물질 연구개발은 농진청 곤충산업과 황재삼 연구관(신소재개발연구실장ㆍ사진)이 주도했다.

이번에 개발한 물질은 왕지네 등 곤충이 세균에 대항하기 위해 분비하는 항균 펩타이드로, 14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돼 있는 데 왕지네의 학명을 따라 ‘스콜로펜드라신(scolopendrasin) Ⅰ(one)’으로 명명됐다. 이미 생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아토피 피부염에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작업은 삼육대 약학대학과 강태진 교수팀이 맡았다.

황 연구관의 왕지네에 대한 관심은 철저한 고증에서 비롯됐다. 예로부터 우리네 전통 한방에서 왕지네가 중풍, 관절염, 특히 염증 등에 있어 민간약재로 많이 이용된 것에 착안했고, 중국 출장을 통해 왕지네가 대규모로 양식된 사실을 확인하고 사업성을 타진한 뒤 본격적인 항생물질 개발에 착수하게 됐다고 한다.

황 연구관은 ‘스콜로펜드라신 Ⅰ’이 임상시험을 통해 인체에도 효능이 크다는 점이 입증된다면 시판 중인 증상 완화제보다 효능이 월등한 치료제 개발은 시간 문제라고 자신한다. 그는 지금까지 결과를 토대로 아토피성 피부염 증상 완화용 화장품 제조에 먼저 기여를 한 뒤 의약품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본격적인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를 위한 연고제나 경구 복용이 가능한 의약품 개발이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한다.

관련 의학계에 따르면, 국내 아토피성 피부염 시장 규모는 2012년 기준으로 39억 달러로, 연평균 3.8% 성장을 감안하면 2020년에는 56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아토피성 피부염을 일으키는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어왔다. 현재 시중의 관련 의약품은 대부분 증상을 완화하는 효능성 중심이어서 적지 않은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보고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앞으로 ‘스콜로펜드라신Ⅰ’을 이용해 아토피 치유를 위한 화장품이나 의약품 등이 개발될 경우 아토피 치유가 손쉬워짐은 물론이고 막대한 수익도 보장될 것이 확실하다.

농진청은 ‘스콜로펜드라신Ⅰ’에 대해 특허를 출원했고, 산업체 기술 이전도 착착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안에 성과가 나올 전망이다.

황 연구관은 아토피 완화성 화장품은 이르면 6개월안에 시제품이 가능하고, 아토피 치료제는 임상실험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3~5년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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