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소할수 없어 서울왔는데…불안한 마음에 마스크 착용 상인들 “행인 감소” 매출걱정

“갑자기 비행기를 취소할 수가 없었고, 쇼핑도 하고 싶어서 한국을 찾아왔지만 불안한 마음에 마스크를 끼고 다니고 있어요. 2명이나 죽었다는데 진짜 위험한 거죠?”

서울 명동에서 만난 유커(遊客) 윙즈(30ㆍ여) 씨는 기자에게 이렇게 되물으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의 얼굴은 눈만 겨우 보일 정도의 큰 마스크로 덮여 있었다. 윙즈 씨의 곁에 서있던 남자친구도 그와 마찬가지로 푸른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이 확산되며, 외국인들의 여행 취소가 속출하는 등 관광산업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실제 2일 오후 명동은 평소보다 한산했다. 한국사회를 강타한 ‘메르스 공포증’은 유커 천국 명동도 피해갈 수 없는 듯 했다. 지하철 4호선 명동역 역사부터 마스크를 착용한 유커 및 외국인 관광객들이 적잖이 눈에 띄었다.

옷가게가 즐비한 명동의 한 골목길에서 외국인들을 상대로 식료품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은 “확실히 저번 주보단 유커 뿐 아니라 행인들이 전반적으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명동 대로변에 위치한 대형 전자기기 판매점 매니저 김모(30) 씨도 “3주 전과 비교했을 때 저번주 까진 메르스 여파를 전혀 느낄 수 없었지만 어제 오늘은 좀 손님이 줄긴 했다”면서 “이번 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낮 시간에도 평균 10여명의 손님이 찾았던 가게 안은 이날 손님보다 종업원이 더 많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썰렁했던 명동 거리는 사람들의 발길로 채워졌지만, 덩달아 마스크를 낀 인파도 늘어났다. 특히 유커들의 경우 10명 중 1명 꼴로 마스크로 ‘무장’한 상태였다.

2살 난 아들을 안고 쇼핑을 하고 있는 아내를 기다리던 유커 마틴(34) 씨는 “솔직히 메르스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크게 걱정해본 적은 없지만 한국 뉴스를 접한 중국인들 상당수가 불안해 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마스크를 낀 또 다른 20대 중국인 여성도 “3~4개월에 한 번씩 한국을 찾고 있는데 이번엔 메르스 때문에 걱정이 좀 됐다”면서 “입이라도 가리면 나을까 싶어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했다.

이와 관련 하나투어 측은 “전날인 1일까지 베이징 및 상하이에서 출발해 국내 입국 예정이던 유커 300여명이 예약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당초 4~11일까지 예정된 패키지 여행을 즐기기로 돼 있었다. 메르스 창궐로 인한 유커 감소가 기우가 아닌 셈이다.

여행업계는 아직까지 방한 관광객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 차지하는 유커 예약 취소 사태가 벌어지진 않고 있지만, 이번주가 고비라고 내다보고 있다.

박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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