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ㆍ배두헌 기자]대한민국 최대 부촌(富村) 강남이 메르스 공포로 꽁꽁 얼어붙었다.

개포 재건축 조합원 1500여명 중 강남3구 주민 890여명이 격리조치된데 이어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확산의 2차 진원지로 알려지면서 인근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휴업에 들어간 것은 물론 가사 도우미 출퇴근을 조정하는 등 메르스 공포에 비상이 걸렸다.

8일 강남ㆍ서초구 일대 유치원 69곳과 초등학교 57곳 등 126곳이 10일까지 사흘간 휴업에 들어갔다. 메르스 확산 여부에 따라 휴업령은 확대되거나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 당초 유치원 및 초등학교와 더불어 휴업이 논의됐던 중학교는 학교장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의 이번 휴업 결정은 서울지역의 확진 환자 동선이 강남에 집중돼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달 30일 35번째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A 씨가 1565여명이 참석한 강남구 개포동 주공아파트 1단지 재건축 조합 총회에 참석하며 지역사회 단위로 메르스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실제로 서울시에 따르면 1500여명 중 10명에게선 발열 등 메르스 감염 의심 증세가 나타나기도 했다. 또 전날 오전까지 1337명이 가택 격리 중이다.

이와 관련 이 아파트에 사는 이모(32ㆍ여) 씨는 “35번째 환자의 장모댁이 이 근처 단지여서 일주일에 한번씩 다녀갔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더니 동네가 갑자기 더 한산해졌다”고 말했다.

인근 상가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B 씨도 “손님들 모임도 많이 취소됐다”면서 “웬만하면 집에서 안나가려고 조심하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특히 개포 주공아파트 인근엔 가장 많은 확진 환자가 발생한 삼성서울병원까지 있어, 동네 주민들의 불안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지하철 3호선 일원역은 지하철 안부터 마스크 행렬로 줄을 이었다. 미처 마스크를 챙기지 못해 이를 구입하려는 시민들로 역사 내 약국도 종일 붐볐다. ‘바로 옆 동네’ 송파구에선 좀처럼 엿보기 힘든 풍경이다.

삼성의료원 의사들 상당수가 거주한다는 수서동 삼성아파트 주민 이모(27ㆍ여) 씨는 “불과 지난 주 초까지만 하더라도 단지 내에서 마스크를 낀 사람이 없었는데 요즘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을 찾는 게 더 힘들다”며 “어젠 아파트 단지 전체에 방역까지 했다”고 털어놨다.

일부 강남 주민들의 경우엔 외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자 가사 도우미들의 출근을 아예 미루고 있다. 또 집안일을 할 때 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하게 하는 등 메르스 예방에 만전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강모(37ㆍ여) 씨는 “입주 가사 도우미 이모님이 매주 금요일마다 집에 돌아가셨다 월요일 오전에 다시 오시는데, 이번 주는 아예 우리 집에 있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강남 주민들의 메르스 예방은 이뿐만이 아니다. 면역력 강화에 좋다는 슈퍼푸드와 건강보조식품 등에 대한 정보를 발 빠르게 공유하고 있다.

백화점 지하 식품코너도 온통 건강보조식품 및 슈퍼푸드 천지다. 서울 강남구의 한 백화점에서 J 사 건강보조식품을 판매하고 있는 직원은 “명절때 만큼 많은 손님들이 매장을 찾아오셨다”면서 “다들 홍삼은 물론 메르스에 좋은 식품들을 추천해달라 하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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