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가짜 백수오’ 논란을 일으킨 내츄럴엔도텍과 김재수 대표가 검찰 수사 결과 무혐의를 받게 됨에 따라, 백수오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향배가 주목되고 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형사적으로 무혐의를 받는다고 해서 손해배상의 책임까지 면해지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소비자들의 승소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재 법원에는 가짜 백수오 소비자 501명이 내츄럴엔도텍 등 백수오 제조사와 이를 판매한 홈쇼핑업체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이 계류돼 있다. 소비자들은 2012년부터 올해 5월까지 이들 업체가 제조ㆍ판매한 가짜 제품을 구매해 복용해 피해를 입었다며, 백수오 구매대금과 1인당 위자료 50만원을 청구한 상태다. 이들은 제조업체가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를 고의로 넣었으며 판매업체도 제품의 원료확인 의무를 소홀히 하는 등 과실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지난 26일 내츄럴엔도텍에 혐의가 없다는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서 소비자 측의 주장은 일정 부분 힘을 잃게 됐다. 검찰은 “내츄럴엔도텍의 납품구조 및 검수과정상 이엽우피소 혼입 방지를 위한 검증 시스템이 일부 미비한 점은 확인했지만, 엔도텍이 이엽우피소를 고의로 혼입했거나 혼입을 묵인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가짜 백수오 사태는 고의가 아닌 과실이라는 것이다.
물론 고의가 아닌 과실일 경우라 하더라도 (손해배상액은 줄지만)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더 큰 문제는 가짜 백수오가 혼입된 것이 고의냐 과실이냐 문제 이전에, 가짜 백수오로 인한 피해가 실제 있었느냐는 데에 있다.
내츄럴엔도텍은 가짜 백수오가 혼입됐다는 것을 시인한 후로 일관되게, 그러한 원료가 시중에 유통되지는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월에 검사한 원료에서는 가짜 백수오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점은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4월에 재조사한 원료에서만 가짜 백수오가 검출됐는데, 이는 소비자에게 팔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식약처 역시 내츄럴엔도텍의 창고에서 가짜 백수오가 혼입된 원료를 발견했을 뿐, 시중에 판매된 제품에 가짜 백수오가 들어있다는 점은 명확히 밝혀내지 못했다. 식약처가 지난달 발표한 백수오 제품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 중인 백수오 제품 207개 가운데, 75.8%인 157개 제품은 혼입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특히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59개 제품 중 58개가 진짜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제품 제조 과정에서 열이나 압력으로 인해 DNA가 파괴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식약처는 해당 제품의 명단도 밝히지 않았다. 가짜 백수오 논란이 일어난 이후 두 달이 지나는 동안 한국 사회는 백수오 유통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알아냈지만, 정확히 어떤 제품이 가짜이고 진짜인지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게다가 가짜 백수오 유통의 범인조차 명확하지 않다. 26일 검찰은 내츄럴엔도텍 사건을 수사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백수오 원료를 납품한 영농조합에 속한 재배농가가 백수오 원료를 조합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이엽우피소가 섞인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그러나 “영농조합에 재배농가들이 납품한 백수오 원료는 내츄럴엔도텍에 납품되는 과정에서 뒤섞여버려 이엽우피소가 섞인 백수오를 조합에 납품한 재배농가를 특정하지 못해 영농조합과 재배농가도 형사처벌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결국 백수오 생산ㆍ유통 과정에 개입돼 있는 모든 이들이 이 사태의 책임을 일정 부분씩 나눠지고 있다 볼 수 있다. 가짜를 섞어 납품한 일부 농가의 부도덕, 이를 제대로 검증할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던 내츄럴엔도텍의 과실과 무능, 관리ㆍ감독을 소홀히 한 식약처의 책임 방기가 낳은 합작품인 것이다.
실제 피해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얼마나 있었는지를 명확히 입증해야 하는 손해배상 소송에서 이런 모호함은 원고인 소비자 측에 불리한 상황이다. 501명이 단체로 소송을 걸었다지만, 소송 과정에서 피해를 당한 사실은 501명 개개인이 각각 입증해야 한다. 자신이 어떤 제품을 구입했는지 영수증을 제출해야 하고, 그 제품에 가짜 백수오가 들어있다고 밝혀졌는지 확인해야 하며, 그 제품을 복용해서 실제 피해가 있었는지도 증명해야 한다. 하지만 59개 건강기능식품 중 58개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승소에 필요한 요건을 갖추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법조 전문가들의 말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과학적인 분석 결과가 증거가 되는 소송인데, 국가가 못밝혀낸 사안을 개인이 밝혀내 증거로 올리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옥택연 25억에 낙찰받은 그집, 75억이 됐다…류현진 부부도 사는 강남 고급빌라 [초고가 주택 그들이 사는 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4/news-p.v1.20260904.6851255acf834221b5039de0a2498eb5_T1.jpg?type=h&h=240)
![4000만원 낼 세금을 1억 넘게 물다니…‘상속세 0원’이라도 꼭 신고해야 하는 이유 [이세상]](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news-p.v1.20260903.e72e37cbc9ac475abd6197c15b096a38_T1.png?type=h&h=240)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