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사건을 단순 변사로…어수룩 수사 사건처리 빌미 용의자 장례식장서 도주 1년여 가까이 수사 벌여도 별 진전 없어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광주서부경찰서가 아내를 살해하고 도주한 용의자 남편의 생사조차 1년이 다 되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살인사건을 단순 변사로 처리한 어수룩하게 사건을 처리해 도주의 원인을 제공한 경찰에게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15일 광주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아내를 살해한 뒤 도주한 용의자 남편 류모(60) 씨에 대한 수사를 1년 가까이 벌이고 있으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류씨는 지난해 10월 16일 오전 6시30분께 서구 금호동 자신의 집에서 아내 A(58) 씨를 질식시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당시 “아내가 화장실에서 고혈압 등 지병으로 쓰러졌다”는 남편 류씨의 신고 내용을 그대로 믿고 돌연사 사건으로 다뤘다. 그러나 ‘외력에 의한 질식사’로 의심된다는 국립수사과학원의 부검 소견 등이 나오자 뒤늦게 류씨 검거에 나섰다.
류씨는 ‘부검을 해 봐야겠다’는 경찰의 통보를 듣고, 사건 다음날인 지난해 10월17일 아내 장례를 치르던 도중 달아나 버렸다. 경찰의 주먹구구식 수사와 사건 처리가 살인 용의자에게 달아날 빌미가 된 셈이다.
뒤늦게 추적에 나선 경찰은 아들에게 “찾지 말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류씨의 휴대전화를 위치추적해 류씨의 최종 행선지가 지리산 자락임을 포착했다.
경찰은 지리산 일대 수색에 나서 류씨의 차량은 찾았지만 류씨 행방은 확인하지 못했다. 당시 경찰 내부에서는 류씨가 지리산 지역에 연고가 없는 점으로 미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것이 아니냐는 추정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류씨가 지인과 통화했다는 제보가 나오면서 류씨에 행방을 놓고 한때 수사가 큰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경찰은 제보를 토대로 류씨 소재 파악에 나서기도 했지만 제보 내용은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결론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 발생 1년이 다 되도록 용의자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수사의 가장 기본적인 생사조차 파악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1년여 동안 추가로 밝혀진 내용은 없지만,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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