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미국 컴퓨터제조사 델은 최근 중국 사업을 확대하면서, 중국 국영기업의 고성능 서버 개발에 참여하기로 했다. 또 중국에서 판매되는 자사 개인용컴퓨터(PC)의 42% 해당하는 운영체제(OS)를 윈도 대신 중국 국방과학기술대학이 자체 개발한 ‘네오키린(NeoKylin)’으로 변경했다. ‘중국에서 중국을 위한’ 새 전략에 따라 1250억달러를 중국에 쏟아붓고, 현지 소프트웨어회사 킹소프트와 공동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개시 협약에 합의했다.

현지 기업과의 기술이전 및 협력은 델 뿐 아니라 주요 기술 기업들이 거대한 중국 시장에 진출할 때 풀어놓아야 할 ‘선물 보따리’다. 중국에서 사업하려면 울며 겨자먹기로 현지기업들의 기술역량을 혁신시켜줘야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같은 미국 기업들의 중국에 대한 ‘기술 조공(朝貢)’이 정상회담을 앞둔 미중간에 묘한 기류를 만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 미국 정보기술혁신재단의 로버트 앳킨슨 이사장이 “많은 기업들이 중국에 기술 이전을 하지 않으면, 상당한 파장이 뒤따른다는 것을 배웠다”면서 “모두가 중국 정부의 비위를 맞추려고 비상한 연구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델의 사례같은 미국 거대 테크 기업들과 중국 간의 기술 협력 체결이 오는 22~28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 때 잇따를 것이라고 소개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시스템즈 최고경영진은 시 주석과 만남이 예정돼 있다.

WSJ은 기술 기업들과 시 주석의 만남이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사이버해킹과 외국기업 검열 강화 등을 단단히 따질 미국 정부의 심기를 거스르는 행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기업들을 위해 중국에 따끔한 일침을 준비하고 있는데, 기업들이 시 주석에 잘 보이기 위해 선물 보따리를 또 풀어 놓는다면 앞뒤가 안맞아 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해에도 인텔이 15억달러를 중국의 반도체칩 개발사인 칭화유니그룹, 스프레드트럼커뮤니케이션즈, RDA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에 투자한다고 발표했었다. 또 이동통신칩 회사 퀄컴은 지난 2월에 중국에서 반독점법 위반 과징금으로 9억7500만달러를 부과받은 뒤 지난 4월에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의 해외 판매에 협력하는 조직을 출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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