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검찰은 5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을 소환하면서 ‘피의자 신분’임을 분명하게 밝혔다.

이 전 의원은 2007년 대선직전부터 2011년까지, 저축은행에서 6억원가량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1년2개월간 수감생활을 마치고 만기출소한지 2년1개월만에, 다시 감옥에 갈 수 있는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그는 저축은행 비리로 재판에 넘겨질때 “대통령 형님을 둘러싼 숱한 의혹치곤 너무도 초라한 혐의가 적용됐다”는 평가를 들었다. 당시는 자기 동생이 대통령에 재직 중이었다.

검찰이 이 전 의원을 이날 소환한 ‘고리’ 역시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포스코와 관련해 그간 알려진 이 전 의원의 비리 혐의는 두 가지인데, 상호 인과성이 있으므로 한 개 혐의로 봐도 무방하다. “대통령 형님이 이 정도 갖고...”라는 논평이 또 나올 만 하다.

이 전 의원은 자신의 측근이 실수유주로 있는 티엠테크가 2009~2012년 제철소 설비 관리 업무를 집중 적으로 수주하는데 영향력을 행사하고, 측근 박모씨가 테엠테크로 받은 배당수익 20억원 중 일부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의원은 2009년 포스코측이 진행하던 포항 신제강공장 공사가 고도제한 문제로 군 당국에 의해 중단되자, 군과 지자체 등에 영향력을 행사해 2011년 건설이 재개되도록 해줬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두 사안의 인과성, 대가성이 인정되면 이 의원에게는 정치자금법 위반죄 보다 세게 처벌되는 뇌물죄, 알선수재죄 의율이 가능하다.

이 전 의원은 혐의 내용을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이 들이밀 카드는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대통령 형님이 소문대로 비리에 발을 담근 것으로 확인된 이상, 항간의 숱한 의혹들이 추가로 이 전 의원을 압박할 공산이 크다.

전 정권 실세들 입장에선, 이번 의혹이 몇 억원짜리 뇌물사건에 그치지 않고 수십~수백억원대 비리로 커지며, 나아가 검찰의 칼날이 전 정권 심판으로 확전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확전을 가늠할 핵심 변수는 이 전 의원과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의 관계이다. 성진지오텍 부실 매입, 코스틸 비리, 동양종건 일감 몰아주기, 흥우건설을 비롯한 수백건 수의계약 하청 등 협력업체를 낀 수백억~수천억 단위 포스코 비리를 부회장금 이하 임원들이 개인적으로 감행했다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같은 비리를 정 전회장이 혼자서 다 지휘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호황을 누리던 포스코가 이명박 정부 시절 유독 계열사를 대거 늘리고 하청업체를 이용한 비리를 많이 저질러 회사 경영상태의 악화를 자초한 점은 뭔가 석연찮다는 관측이 나온다.

포스코에 대한 관치 문화가 여전히 작동하던 시절, 정준양씨의 회장 발탁때부터 이 전 의원 등 정권실세의 입김이 거셌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MB집권기 실세들이 포스코를 움켜쥐고 ‘전(錢)의 굿판’을 벌였을지 모른다는 시나리오는 여전히 설득력 있게 나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엄격한 증거를 요구하는 법조계 분위기 속에서 포스코 사건 핵심인물의 구속영장이 여러 차례 기각되는 등 난항을 겪었기 때문에 실체적 진실을 뒷받침할 만한 물증을 확보하지 않는 한, 전 정권 실세들의 조직적 비리로 확대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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