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 40대 이상 중장년층 10명 중 8명은 노후에 장기 간병이 필요할 것으로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작 중장년층 절반 이상은 장기 간병에 대한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 국민 생애의료비 중 65세 이후에 발생하는 의료비 비중이 50%가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노후 장기간병은 경제적 부담 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를 위기에 빠뜨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삼성생명 모바일 고객패널 중 40대 이상 중장년층 83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8.1%가 “노후에 장기 간병이 필요할까 염려된다”고 응답했다.

성별로는 남자가 74.6%인 반면, 여자는 82.8%로 여자가 더 많이 노후 장기 간병 필요성을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40대가 74.7%, 60대 이상이 83.3%로 연령이 높을 수록 장기간병에 대한 염려 수준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장기간병 상태가 될 경우 가장 걱정스러워 하는 부분으로는 “가족에게 짐이 되는 것”이 66.0%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노후자금을 간병비로 소진하는 것(16.1%) ▷나를 돌봐줄 사람이 없는 것(12.0%) ▷요양시설에서 생을 마감하는 것(5.4%)이 뒤를 이었다.

특히 “가족에게 짐이 되는 것”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는 ▷가족에게 경제적 부담을 지우는 것(64%) ▷가족의 일상생활에 방해가 되는 것(17%) 등을 꼽았다. 장기간병 상태가 될 경우 경제적 부담이 개인을 넘어 가족 전체로까지 옮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통계청의 가계금융ㆍ복지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가구의 소비지출 중 의료비 비중이 15.3%(2013년 기준)로 전체가구 소비지출 중 의료비 비중(6.3%)을 크게 웃도는 점을 감안하면 노후 장기간병은 고령자가구의 의료비 부담을 높여 경제적으로 궁핍한 생활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장기 간병의 필요성과 경제적 부담에 대한 걱정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녹록치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응답자의 과반수(54.5%)는 “장기 간병비 마련을 위해 특별히 준비하는 것이 없다”고 답해 간병에 대한 준비가 매우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은퇴연구소 관계자는 “남성이 여성에 비해, 그리고 연령대가 낮을수록 준비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특히 40대의 경우 10명 중 6명 정도가 별도의 간병준비를 하고 있지 않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장기간병이 필요한 경우 응답자의 60%는 ‘전문 간병인’에게 간병 받기를 원했다. 전문 간병인의 경우 경제적 부담이 수반될 수 뿐이 없는데 이에 대한 준비는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장기 간병에 대한 비용 문제는 노후 삶의 저하로 이어지는 요인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이와 관련 “본인이나 가족이 장기간병 상황이 될 경우 재정적 부담 뿐만 아니라 갑작스런 생활 변화, 가족간의 갈등 등으로 가족 전체가 위기를 겪을 수 있다”며 “사회적 차원에서 초고령화 사회를 대비해 장기 간병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또 개인적 차원에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론화와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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