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반발·당내 우려속 “野·좌파 정면돌파”

새누리당이 역사교과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내부 강화에 나섰다. 전 의원을 대상으로 국정교과서 왜곡 사례를 알리면서 당 차원의 전선을 재정비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의총을 앞두고 학계 반발에 부담을 느낀 초빙 교수가 돌연 불참하고 당 내부에서도 국정화 강행군에 우려가 나오는 등 국정교과서를 강하게 추진할수록 마찰음도 조금씩 불거지는 형국이다.

새누리당은 15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 정책의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역시 강경한 발언이 쏟아졌다. 김무성 대표는 “교과서가 악마의 발톱을 감춘 형태로 교묘하게 표현돼 있다”며 “집필진부터 교과서, 일선 학교 교과서 채택 과정이 좌파들의 사슬로 묶여 있다”고 말했다.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도 “김일성을 민족 영웅으로 치켜세운 전형적인 종북좌파가 교실 강사로 서고 있다”며 “종북좌파 혁명전사 양성소인지 인민군 교실인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정책의원총회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정책의원총회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이날 의총에선 ‘역사교과서에 대한 오해와 진실 12문12답’, ‘교과서 편향 사례 모음’ 등의 자료집을 의원들에게 배포했다. 그 동안 제기한 친북 사례나 논리를 총망라한 자료집이다. 12문12답에선 ▷훼손된 중립성을 회복하고자 다시 국정화를 추진한다 ▷검정교과서도 다양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국정화가 유신회귀라는 건 식상한 주장 ▷국정교과서가 학습부담이 적다는 등의 논리를 하나하나 명시했다. 편향성 사례 모음에서도 북한 주체사상을 미화했다거나 6ㆍ25 책임을 남한 측에도 묻는다는 등 기존 언급된 교과서 왜곡 사례를 총정리했다.

이날 의총에 전문가로 초빙된 이들은 한층 더 강도 높게 현 역사교과서를 비난했다. 전희경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은 가치중립적인 교과서를 넘어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알리는 교과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정교과서에서 좌우균형을 맞추겠다는 건 국민을 실망시키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이념중립의 나라가 아니다.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선택해 성립된 나라”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초빙 강사이자 새누리당 역사교과서개선특위 위원인 조진형 자율교육학부모연대 상임대표는 “야당과 좌파의 선전선동을 정면돌파해야 한다”며 “올바른 역사투쟁에서 새누리당이 강력한 전투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 전투의지를 고양하고자 나섰다”고 성토했다.

이날 새누리당 전문가 초빙 과정에서도 예정된 학자가 돌연 불참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원래 조 상임대표 대신 강규형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강사로 예정돼 있었으나 의총을 앞두고 돌연 불참의사를 밝혔다. 조 상임대표는 “예정된 학자가 공개된 자리에서 말하는 걸 곤란하다고 밝혀 대타로 나왔다”고 전했다.

결국 강 교수가 빠지면서 이날 초빙된 전문가는 학계가 아닌 이들로만 구성됐다. 학계가 연일 국정교과서 반발에 나서면서 강 교수 역시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강 교수는 이날 오전 현재 전화 연결이 되지 않는 상태이다.

새누리당이 의총을 거쳐 국정교과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당 내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한 비박계 중진의원은 “비록 의원총회에서 문제제기를 하지는 않더라도 국정화에 대한 다른 시각도 있다”며 “역사교과서의 문제점에는 공감하지만 이에 대한 여론 공감대를 형성하지 않고 대통령의 한 마디에 급작스럽게 추진하는 건 문제”라고 토로했다. 또 국정교과서가 갑작스레 전면에 나오면서 노동개혁을 비롯, 4대개혁의 동력도 흐지부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김상수ㆍ양영경 기자/


chuns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