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사상최악의 취업난에 2030 청년들이 육아ㆍ가사도우미 시장에까지 뛰어들고 있다.
상당수는 아동교육과 등을 졸업한 예비 혹은 전ㆍ현직 보육교사지만, 경제불황 등에 내몰리는 청년들도 적잖다.
N포세대들의 결혼ㆍ출산 기피로 정부에서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청년들은 ‘남의 아이’를 키워주고 있는 것이다.
취업난ㆍ경기불황 등이 빚어낸 씁쓸한 현실이다. 실제로 3일 온라인 육아ㆍ가사 도우미 구인 구직 중계 사이트를 살펴보면 “사랑으로 아이를 보살피겠다”, “정성으로 일하겠다”며 구직을 희망하는 20대와 30대들이 눈에 띈다.
특히 구인자의 집에 상주하는 ‘입주 도우미’를 희망하는 20~30대 구직자도 전체 구직자 3603명 중 4%가량인 145명에 달했다.
출퇴근 도우미로 범위를 넓히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출퇴근 또는 입주 육아ㆍ가사 도우미 자리를 찾는다는 주부 김모(33ㆍ여) 씨는 “회사 경영 악화로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육아 도우미 일을 시작하려고 한다”고 털어놨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까지 있지만, 가계에 보탬이 되고자 어쩔 수 없이 내린 선택이다.
남성 입주 가사 도우미 지원자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이모(26) 씨는 “20세에 독립해 지금까지 직장생활에 집안일까지 혼자 해결해왔다”며 “집안의 대소사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젊고 활력있는 남자 집사를 원하는 분의 연락을 기다리겠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구직자들은 출산과 육아 경험이 있는 기혼도 있지만, 미혼이 대부분이다.
급기야 20~30대가 전체 구직자의 90% 가량인 시터 업체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다만 가사나 육아보다는 독서, 공부 등에 초점을 맞춘 과외 선생님 개념의 ‘북시터’, ‘영어시터’같은 ‘에듀시터’가 많다.
나이 많은 ‘이모님’들이 제대로 충족시켜주기 힘든 학습 부분을 젊은 시터들에게서 찾겠다는 부모들의 수요와, 실내에서 일하며 상대적으로 높은 시급을 받겠다는 청년들의 공급이 맞아 떨어진 결과다.
취업난ㆍ불황 등이 지속되며 아르바이트 자리, 임시 일자리를 구하겠단 청년들이 늘어난 것도 2030세대의 유입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베이비시터’ 알선업체 위아월드시터의 관계자는 “유아교육과에 다니며 사전에 경험을 쌓겠다는 학생들도 있지만, 취업이 되기 전까지 놀 수는 없으니 이 일이라도 하겠다는 청년들도 많다”고 귀띔했다.
이같은 현상이 비단 한국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해외에는 ‘오페어(Aupair)’가 있다.
오페어란 외국 가정에 입주해 육아와 집안일 등을 하는 대가로 숙식과 급여 등을 제공받는 이들을 일컫는다. 주머니 가볍고 머물 곳이 필요한 유학생들에게 인기다.
그러나 젊은 육아ㆍ가사 도우미를 못 미더워하는 시선도 상당하다.
워킹맘 황모(34ㆍ여) 씨는 “편견일지 모르겠지만, 애도 키워보지 않고서 어떻게 애를 돌보면서 집안일까지 하겠다는지 모르겠다”면서, “애한테 인스턴트나 먹이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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