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섣부른 판단’경고
한국과 일본간 경제격차가 크게 줄어, 한국이 일본을 턱 밑까지 추격했다고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아직은 섣부르다’라는 데 한 목소리다. 생산력 등 지표에는 착시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한 국가의 경제력과 힘을 가늠할 수 있는 ‘통화’는 여전히 우물안 개구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글로벌경제팀장은 “지표상에 나온 것들은 착시적인 효과 일 뿐, (일본) 경제력을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다”고 잘라 말한다.
IMF 세계경제전망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구매력평가(PPP) 기준 1인당 GDP는 지난해 한국 3만5379 달러, 일본 3만7519 달러로 비슷하다. 이 팀장은 “구매력 기준 1인당 GDP는 일본물가가 0%인 것에 비해 한국의 물가가 높아 이득을 본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팀장은 또 “생산력만 가지고 (양국경제를) 비교하는 것도 문제”라며 “일본은 생산 이외에 생산기반, 과학기술, 제도기반, 외부리스크에 견뎌낼 축된 부, 국부, 내수규모 등이 한국과 적어도 3~4배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한국이 일본과 비슷한 수준에 와 있다고 느끼고 있는 것은 “생활물가 등 체감상 그렇게 느끼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 팀장은 “현재 한국의 경제상황은 일본의 1980년대 버블붕괴 전 생활수준을 누리고 있다”며 “반대로 얘기하면 그만큼 문제와 거품이 쌓이고 있는 것”이라고 발했다. 이 팀장은 “(이같은 상황에서) 일본 처럼 붕괴되지 않으려면 경제산업전반에 대한 구조조정과 제도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한 국가의 힘을 가늠하는 ‘통화‘ 경제력은 일본에 한참 못미친다는 지적이다. 실제 올 초부터 전세계적으로 불어닥친 ‘양적완화를 통한 인플레이션 수출’에서 한국의 원화는 저멀지 떨어져 있었다. 미국이나, 일본, 중국 등이 기축통화 자리를 놓고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자국경제의 부양을 위해 양적완화를 단행하며 사실상 인플레이션을 전 세계로 수출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원화는 이들 세 국가의 통화 움직임에 따라 출렁이는 신세에 지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경제연구팀 박사도 이와 관련 “한국과 일본의 경제력이 격차가 좁아질 거라고 보지만 5년 등 단기에 따라잡기엔 시기상조라고 본다”고 며 그 이유로 통화의 국제화를 꼽았다.
서 박사는 “장기적으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통화의 국제화에 신경써야 한다”며 “일본은 현재 경제상황이 안 좋더라도 미국 다음의 기축통화국다. 중국도 위안화의 국제화를 통해 엄청난 이득을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 박사는 그러면서 “단순히 DGP를 늘리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통화의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혜진 기자/
jlj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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