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주차를 할 수 없습니다.”

서울 고척동 동아한신아파트 앞에서 유턴(U턴)해 삼거리로 돌아나와 좌회전 신호를 받고 겨우 고척스카이돔<사진> 주차장 입구로 진입했지만 행사진행요원이 차를 가로막았다. 고척돔 개장 행사 때문에 일반 차량의 주차를 전면 통제한 것이다. 사전 공지됐지만 주차장 입구에서 핸들을 돌리는 차량이 여럿 목격됐다.

고척돔을 위탁 운영하는 서울시설공단 측은 중앙유통단지, 구로기계공구상가, 롯데마트 구로점, 고척산업용품상가, 일이삼전자타운 등 5곳으로 안내했다. 기자는 고척돔에서 비교적 가까운 롯데마트에 주차했다. 다시 롯데마트를 나와 고척돔 중앙출입구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10분 남짓.

지하철 1호선 구일역에서 걸어왔다는 한 관람객은 15분 정도 걸렸다고 말했다. 구일역은 고척돔과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이지만 고척돔까지 ‘U자’ 모양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거리가 약 600m에 달한다. 서울시는 내년 3월 개통을 목표로 구일역과 고척돔을 바로 잇는 출입구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4일 기자는 일반 관람객을 처음 맞이하는 고척돔에 가기 위해 서울시청에서 직접 차를 몰았다. 광화문(세종대로사거리)을 지나 충정로역→강변북로(일산 방향)→양화대교→경인고속도로입구→서부간선도로→경인로로 이어지는 경로를 선택했다. 거리는 약 16㎞.

경기시간은 오후 6시30분이지만 교통체증을 우려해 오후 4시20분에 출발했다. 롯데마트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10분. 퇴근시간이 아닌데도 양화대교 남단부터 경인고속도로입구, 서부간선도로까지 교통량이 많았다. 같은 거리를 지하철(시청역→구일역)로 오면 11개 정류장, 22분이 소요된다. 고척돔 중앙출입구를 기준으로 해도 자가용은 1시간, 지하철은 40분이 소요된다.

이날 고척돔 주차장은 이용할 수 없었지만 홈페이지에 안내된 내용을 보면 총 492면 중 선수단 차량 등을 제외한 457면을 이용할 수 있다. 이날 고척돔 입장객은 1만4039명. 문화공연 때는 2만2000여명까지 수용할 수 있지만 주차면은 턱없이 부족하다. 야구는 다른 스포츠에 비해 어린이 관람객이 많다. 초등학생 자녀와 고척돔을 찾은 한 시민은 “어린 아이들이 있는 부모는 어쩔 수 없이 차를 갖고 와야 하는데 주차공간이 없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말했다.

특히 주차장으로 들어가려고 줄서는 차량 때문에 상습 교통정체 구간인 고척동 일대의 교통난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고척돔 주차비도 문제다. 평소에는 5분당 150원을 받지만 행사가 있을 때는 250원을 받는다. 야구경기가 4시간여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차비만 1만2000원이 나온다. 왠만한 좌석 입장료와 맞먹다. 입장권을 소지해도 할인은 적용되지 않는다. 잠실야구장의 경우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주차장을 개방해 일괄적으로 5000원을 부과한다. 자가용 이용을 자제하고 대중교통 이용을 독려한다는 게 서울시 정책이지만 한동안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장 운영 면에서는 합격점이다. 조명과 음향, 좌석 등 관람객 입장에서 큰 불편함 없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다. 다만 전광판이 1개 뿐인데다 표기되는 내용이 너무 많아 조잡해보이고 좌석 앞 공간이 좁아 이동하는데 다소 불편한 점은 있다.

최진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