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예산의 편성과 집행, 결산 등 재정운용 전 과정에서 성평등이 향상되도록 하기 위해 지난 2006년 ‘성인지 예산제도’를 도입한 후 10년이 지났지만 실제 행정부에서는 이를 무시하거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각 부처의 예산담당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를 감안하지 않고 예산을 편성해 이 제도가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이다.
8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성인지 예산서를 작성하는 각 부처 예산 및 사업담당자를 대상으로 지난 19~23일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과반수(50.3%)가 관련 교육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예산 편성시 성별 영향을 고려했는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53.4%가 고려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반면, 고려했다는 응답은 절반이 안되는 44.7%에 머물렀다. 성인지 예산제도를 도입한지 10년이 지났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성별 영향의 구체적인 반영사항으로는 수혜ㆍ참여자의 성별비율을 고려한다는 응답이 31.9%로 가장 많았고, 여성 일자리 창출 및 지원(23.6%), 사업 수혜자가 여성(8.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성별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사유로로는 사업대상 및 수혜자의 성별 구분 불가(39.5%), 성별 영향을 고려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함(27.9%), 사업목적 달성을 위해서(11.6%) 등으로 나타났다.
사업 수혜자의 성별을 고려한 예산편성 여부에 대해 응답자의 62.7%가 고려하지 않았다고 응답했으며, 응답자의 34.8%는 수혜자 성별 분리를 고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향후 예산집행 과정에서 성평등(성별 수혜) 제고를 위한 집행방식 개선 계획 여부에 대해 계획이 없다는 응답이 58.4%로 나타난 반면, 성평등 제고를 위한 계획이 있다는 응답은 39.1%에 머물렀다.
이에 대해 예산정책처는 “국가재정운용이 성평등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성인지 예산서 작성을 해야 함에도 담당자들이 성인지 예산서 양식과 내용을 작성할 때 성별 영향 평가 등을 통한 필요한 정보를 생산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예산정책처는 “충실한 성인지 예산서 작성을 위해 사업의 특성에 맞는 교육ㆍ컨설팅을 제공하고 성인지 사업별 모델 구축 등을 통한 내실화된 작성 교육이 필요하다”며 “교육이 실질적인 성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교육 내용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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