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3년 반만에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조기 타결을 위한 협의 가속화에 합의한 이후 양국간 신경전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한일은 앞서 9차례에 걸쳐 협의를 진행한 국장급협의 채널을 조만간 재개하기 위해 조율중이지만 물밑에선 치열한 기싸움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한일 양국 국민의 상대방에 대한 악화된 감정은 위안부 문제의 또 다른 걸림돌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선 한일 양국은 위안부 문제의 해결 시점에서부터 확연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박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위안부 문제의 연내 타결을 압박했지만 아베 총리는 회담 뒤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 자민당 간사장과 만난 자리에서 “연내로 잘라 버리면 어려워진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해법에 있어서는 더 큰 간극이 자리하고 있다.

일본은 한일 정상회담 이후 일본 정부 당국자를 인용한 언론보도 등을 통해 1995년 설립된 아시아여성기금을 확대하는 방안으로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인도적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위안부 피해자들은 아시아여성기금의 민관공동기금 성격 등을 지적하며 일본 정부가 법적 책임을 회피한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국 눈높이에서는 모자란 수준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베 총리가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 인정에 대해 “안되는 것은 안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본은 또 이번에 합의될 경우 위안부 문제를 다시 제기하지 않을 것과 함께 주한 일본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 철거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역시 우리 국민감정상 받아들이기 어렵다.

한일 양국은 위안부 문제 해법과 관련해서도 서로 상대방만의 양보를 촉구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와 관련,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관방부장관은 “이제 공은 한국 쪽에 있다”면서 “어떤 방안이면 성의있는 것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한국의 제안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 당국자는 “일본 측이 가해자로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결자해지 차원에서 피해자들이 수용할 수 있고, 우리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해결방안을 조속히 내놔야 한다”고 반박했다.

여기에 악화될 대로 악화된 양국 국민감정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한층 더 어렵게 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가 공공외교 전략 수립을 위해 삼정KPMG에 의뢰해 동북아와 동남아, 유럽, 북미 등 전세계 14개국의 성인남녀 5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8일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일 국민 사이에서는 상대국에 대해 호감보다는 비호감(혐오) 인식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 일본 국민의 14.0%가 한국에 대해 호감을 표시해 호감도 순위에서 16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반면 일본 국민의 한국에 대한 혐오는 59.7%에 달했다.

한국갤럽이 한일 정상회담 뒤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우리 국민의 76%는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태도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대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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