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최근 온라인에서 때 아닌 소아기호증 논쟁이 일고 있다. 처음 논란이 불거진 건 가수 아이유의 새 앨범 때문이다. 뮤직비디오와 노래가 어린 아이들을 성적으로 그려낸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아이유는 “해석의 여지가 많은 작품”이라며 논란을 일축했지만, 의구심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또 다른 사진작가가 도마 위에 올랐다. ‘소녀’를 주제로 앳된 여성의 야릇한 모습들을 담아온 작가의 사진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이 작가에게 ‘소아성애자’라는 비난을 퍼부은 것이다.
이처럼 예술작품을 놓고 소아기호증 논란이 끊이지 않자, 일각에선 예술가들의 도덕성 해이를 지적하는 한편, 자칫 소아기호증을 부추길지 모른다는 우려까지 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동을 성적 대상으로 그린 작품이 소아기호증을 야기할 개연성에 대해선 확률적으로 낮다고 본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노골적인 행위를 드러내는 아동음란물은 학습의 여지가 있어도 아동을 성적 대상으로 그린 작품은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게 다르다”며 “취약한 조건이 있으면 자극이 되겠지만, 같은 작품을 봐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대헌 서울지방경찰청 여성아동범죄 자문위원도 “소아성애자에겐 성적 자극을 줄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겐 외려 불쾌감만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아동 성폭행범이라 하더라도 소아성애자일 확률은 드물다. 이 교수는 “랜덤채팅 등을 통해 어쩌다 만난 상대가 미성년자인 것이지 실제 소아성애자인 아동 성폭행범은 30%도 채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아동을 성적 대상으로 연상시키는 작품이 도덕적 비난까지 피해갈 수 있다는 건 아니다.
이 교수는 “사용자가 있는 작품이란 건, 누군가를 목표로 ‘이걸 사용할 거다’라고 예상해 만든 것”이라며, “아이를 성적 대상으로 삼는다는 행위와 의도 자체는 충분히 쟁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사람마다 성적 자극을 받는 기준이 다른 만큼,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 이견이 있을 수밖에 없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도 “노골적으로 다 드러내는 것보다 자신이 좌우할 수 있는 만큼 어리고, 약간의 노출이 있을수록 뇌가 성적으로 각성되는 효과가 크다”면서, “이를 즐기다보면 충족을 느끼려는 욕구가 더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결국 인기를 겨냥해 아동을 소재로 삼는 공급자들의 문제라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예술 작품을 둘러싼 소아성애 논란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적잖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예술 작품에서 성에 대한 표현이 다 부적절하다 볼 순 없다”며, “수위가 지켜지거나 상징적으로 사용됐다면 예술을 예술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평론가는 “설령 예술가가 어떤 성적인 취향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실제 범죄가 벌어진 것도 아닌데 이를 가지고 작품까지 유추해 비난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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