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1993년(1994학년도 대학 입시) 시작된 수능은 출신 대학이 평생 꼬리표가 되는 우리나라의 특성 상 수험생의 진학 대학은 물론, 인생 전반을 사실상 판가름내 왔다. 올해도 63만1178명이 원서를 내고, 수능 시험 하나에 인생을 건다. 해마다 수험생 수십만명이 자신의 모든 것은 거는 수능은 말 그대로 ‘국민시험’이라 불릴 만 하다.
▶위상 떨어진 수능=그러나 과거에 비해 수능의 위상은 낮아져 보인다. 정부가 ‘사교육 시장을 줄이겠다’며 쉬운 수능 기조를 이어가면서 최근 들어 수능은 ‘물수능’이라 불릴만큼 난이도가 낮아졌다. 최근 고려대가 현재 고1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하는 2018학년도 입시부터 전체 입학생의 절반 가량을 고교 추천 전형으로 선발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수능의 영향력이 예전같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대학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물수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수능의 변별력을 믿지 못하는 대학들이 수시 모집 때 우수 학생을 입도선매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2002학년도 대입 당시 29% 대 71%였던 수시 대 정시 모집 선발 비중은 올해(2016학년도) 67.5% 대 32.5%로 역전이 됐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수능이 변별력을 잃으면서 대학이 학생부 위주인 수능에서 우수 학생을 뽑으려고 입시 전형을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시험 위용은 여전=하지만 수능은 여전히 ‘국민 시험’으로서 위용을 잃지 않고 있다. 쉬운 수능이라도 수시 모집은 등급, 정시 모집은 백분위로 적용되기 때문에 실수 하나로 한 등급, 한 점이 깎이게 되면 수험생의 손해가 크다는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정원이 줄었지만 여전히 정시 모집의 실질 반영 비율은 100% 가까이 되고, 수시 모집도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되는 만큼 수능을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수능은 여전히 학생부 교과ㆍ비교과 영역이 좋지 않은 수험생에게는 여전히 희망이다. 특히 중하위권 대학의 상당수는 정시 모집 정원 비중이 50%를 상회한다. 임 대표는 “중하위권 학생의 경우 여전히 목표 대학의 모집 비중이 높은만큼 수능을 통해 목표 대학과 학과를 진학할 수 있다”며 “상위권 대학의 경우 정시 비율이 낮아 수능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덜 하지만, 상당수 상위권 수험생이 수시 진학으로 빠져나가는 만큼 소신지원을 하고 전형과 가ㆍ나ㆍ다 모집군(群)을 잘 선택하며 진학 대학이 달라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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