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195개국이 참여하는 파리협약 합의로 신기후체제가 출범하게 됐다. 절름발이 신세로 2020년까지 연장됐던 교토의정서를 대신하는 체제다. 각국 정상들은 저마다 그 역사적 의미를 축하했다.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가장 아름답고 평화적인 혁명”이라고 칭송했고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구를 구하기 위한 최선의 기회, 전 세계를 위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만큼 의미있는 협약이란 얘기다.
기후 문제는 인류가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다. 현재 지구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1도 가량 올랐다. 그런데도 엄청난 기상이변들이 발생한다. 환경단체들은 200년 안에 5~6도 이상 오를 것이라고 경고한다. 극지방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올라가고 가뭄과 홍수가 빈발하며 동식물들이 멸종한다. 대재앙이다. 이번 협약엔 온실가스 배출량 1, 3위로 그동안 미온적이던 중국과 인도가 적극적으로 변했다. 두 나라 모두 기상이변으로 엄청난 피해를 보면서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라는 판단을 한 셈이다.
물론 파리협약이 너무 느슨한 체제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개도국이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를 어기고, 선진국이 지원의무를 다하지 않아도 제재할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은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2030년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BAU) 대비 37%를 감축하겠다”고 약속했다. 탄소배출 저감방안 마련과 각종 분담금 납부 의무가 커지는 기업들의 부담을 모르고 한 약속이 아닐 것이다. 그만큼 피할 수 없는 과제이고, 그럴바에야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헤쳐 나가자는 일종의 발상의 전환이라고 믿고 싶다. 박근혜 대통령은 2030년까지 내수와 해외 진출을 포함해 에너지 신산업으로 100조 원의 시장과 5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단언했다.
신기후체제의 출범으로 1조5600억달러(1800조원)가량의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열린다는 전망도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재생에너지, 전기차, 스마트공장 같은 에너지신산업에서 기술력을 확보하면 분명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최근 유엔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 의장에 당선된 이회성 교수는 “신기후체제는 우리에게 축복”이라고 주장했다. 애시당초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데다 1970년대 오일쇼크의 쓰라린 경험으로 신재생에너지에 상당한 경쟁력을 가졌다는 것이다. 동의한다. 우리가 원전 강국이고 석유제품 수출에 강점을 보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먹고 사는 문제에 한국이 마음 먹고 달려들었을 때 안된 것은 없다.
kw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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