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누구나 ‘스타’가 될 수 있는 시대다. 일면식도 없던 생소한 일반인이 TV를 통해 주목받고, 재야의 고수가 튀어나와 연예인의 인기를 뛰어넘었다. 국민스타 중심으로 짜여졌던 예능가는 몇 해 전부터 서서히 새 얼굴을 찾기에 분주했다. 올해에도 ‘성공적’이었다.
▶ ‘박명수의 노예’ 유재환=지난해가 유병재였다면, 올해에는 유재환이다.
“밝고 긍정적이고 착한 아이.”이상민 유세운 장동민은 유재환을 두고 이렇게 입을 모았다. 케이블 채널 tvN ‘방송국의 시간을 팝니다’에 유재환이 업계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아우”, “어머나, 세상에”, “네네”, “감사합니다”를 연발한다. 이상민 유세윤 장동민은 유재환의 독특한 캐릭터를 만나고, 예능인으로 보여줬던 독한 캐릭터를 잊은 채 칭찬을 쏟아냈다. 착한 남자의 마력이 여기서도 통했다.
유재환은 올해 MBC ‘무한도전’ 가요제에 출연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박명수와 같은 기획사에 소속된 작곡가다. 박명수가 그토록 사랑하는 EDM 공장의 노예로 불린다. 프로그램에선 아이유와의 만남에 어쩔 줄 모르며 감탄사만 쏟아내는 모습에서 방송가는 희귀 캐릭터의 등장을 예감했다. 8월 ‘무한도전’ 출연 이후, 유재환은 K STAR ‘돈 워리 뮤직’과 tvN ‘방송국의 시간을 팝니다’에 고정출연자로 이름을 올렸다. KBS2 ‘해피투게더3’에도 게스트로 출연했다.
최근 진행된 ‘방시팝’ 제작발표회에선 “섭외가 됐다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신기하다”는 말로 최근의 심경을 전했다. ‘방시팝’은은 출연자가 콘텐츠 기획자가 돼 한 편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청률 경쟁을 벌이는 프로그램이다. 연출을 맡은 최성윤 PD는 “방송을 보며 특이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애초멘 이상민 유세윤 장동민만으로 프로그램을 할 생각이었는데 우연한 자리에서 유재환을 만나게 됐다. 워낙에 호감이었다”며 “방송 직전 뒤늦게 합류했다”고 말했다.
유재환은 스스로 “유명해지기 전까지 스태프(작곡가)”였다고 말한다. 몇 편의 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알렸으나, 여전히 방송물이 들지 않은 신선하고 선량한 캐릭터다. 이날 제작발표회 현장에도 유재환은 일정을 봐주는 사람 없이 스타일리스트와 동행했다. “왜 혼자 왔냐”고 묻자 “명수 형이 겉멋 들지 말라고 해서요. 하하하하.” 라고 귀띔했다.
▶ ‘쿡방’ 신화 백종원=올 한 해 백종원의 인기는 신드롬이라는 말 이외에는 설명이 어려웠다. 방송가의 쿡방 트렌드의 신화를 달성한 주인공이다. ‘백주부’(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자 백선생(tvN 집밥 백선생)인 그는 친근하고 편안한 이미지로 안방을 사로잡았다. ‘요리 문외한’인 남자들을 주방에 불러들였고, ‘요리의 달인’인 엄마들의 손을 더 가볍게 했다. 요리법에 있어 평론가와 셰프들은 백종원의 레시피를 지적했으나, 쉽고 간편해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백종원의 방식은 여전한 인기를 모았다. 부친의 논란이 덮쳤을 때에도 백종원은 건재했다.
올 한 해 출연한 프로그램만 해도 총 5편(SBS ‘스타킹-4대천왕’,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tvN ‘한식대첨’, ‘집밥 백선생’, SBS ‘백종원의 4대천왕’)이다.
방송가 사람들은 백종원의 인기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한다. 편안함과 소통능력이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통해 백종원은 실시간으로 채팅창에 접속하는 네티즌들을 일일이 응대하며 숱한 유행어를 만들었다. 아낌없이 설탕을 털어넣어 ‘슈가보이’, ‘사과하라’는 네티즌의 이야기에 일일이 사과하니 ‘사과보이’, 구수한 사투리의 ‘그럴싸하쥬?’ 등 수도 없이 많다. TV에 출연하는 방송인 최초로 시청자와의 경계를 완벽하게 허문 친근한 요리연구가였다.
정작 백종원은 “방송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어딜 가나 알아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되고, 구설에 오르내리는 것 역시 마음이 편치 않다. 하지만 전문분야에 자기 콘텐츠를 갖췄기에 백종원은 감 좋은 예능PD들이 찾았다. 그는 “저처럼 요리사 출신도 아닌, 정통성이 없는 사람이 나와서 뭔가를 하니 구설수에 휘말리는 것”이라며 “고급음식은 아니더라도 누구나에게 시작단계를 보여주고 싶었다. 제 음식의 수준은 모두가 쉽게 탈 수 있는 세 발 자전거다. 요리를 처음 접하는 분들이 세 발 자전거를 타고 두려움 없이 요리에 다가설 수 있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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