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상대 당의 내홍을 언급하지 않는 건 정치권의 암묵적 ‘불문율’이다. 정치란 결국 분열과 집합의 연속이다. 내뱉은 화살은 다시 돌아온다. 언제 같은 처지에 놓일지 알 수 없다. 일종의 동병상련이다. 때문에 상대 당의 속사정은 방관하는 게 관행이다.

그럼에도, 최근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 내홍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했다.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각종 법안처리가 무산되고, 국회가 마비된 데 따른 성토다. 새누리당 역시 계파갈등과 지도부 간 권력투쟁에서 자유로울 리 없지만, 그래도 야당만큼은 아니라는 자신감, 혹은 정도가 지나치다는 분노도 뒤섞였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내홍을 비꼬는 것도 아니다. 마치 새정치민주연합이 하루빨리 내홍을 정리하길 바라는 듯하다. 국회선진화법이 만들어낸, 정치권의 낯선 기류다.

최근 새누리당 여당 지도부가 야당 내홍을 향해 쏟아낸 발언을 정리해봤다.

김무성 대표 = 야당에 백번 말해봐야 지금 집안 싸움에 정신이 없는, ‘소귀에 경 읽기’ 같은 그런 현실에 정말 답답함을 느낀다. 야당은 임시국회의 중대함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국회의 일원으로서 역할을 다해주시길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12월 10일, 최고위원회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원유철 원내대표 = 새정치민주연합의 권력투쟁으로 민생과 경제를 위한 법안들이 정쟁의 희생물이 되고 말았다(12월 10일, 최고위원회의).

원유철 원내대표 = 물론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부사정이 정치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건 잘 알고 있지만, 그건 그것대로 하고, 당내 사정이며, 국회에선 국민을 향해 국회대로 운영해야 하는데, 전혀 집중되지 않고 있다. 이종걸 원내대표께서 문재인 당 대표와 통화하고선 알려주겠다고 하더니 소식이 끊겼다. 정말 새정치민주연합이 정당으로 제대로 작동하는지, 다른 당 형편을 말씀드리기 곤란하고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지만, 요즘 새정치민주연합 사정을 보면 정말 한숨만 나온다. 의사결정 구조가 완전히 붕괴됐고 리더십도 완전히 붕괴됐다(12월 9일, 의원총회).

이진복 의원(산업통상자원위원회 여당 간사) = 요즘 벽에 대고 말하는 심정으로 야당을 만나고 있다(12월 9일, 의원총회).

심윤조 의원(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 = 야당 간사는 지도부로부터 아무런 얘기를 들은 바 없다고 한다. 확인을 해보라고 하니 당내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확인하기 어렵다고 한다. 야당 간사와 지도부 간에 거의 대화 단절 상태다(12월 9일, 의원총회).

김무성 대표 = 야당 내부사정이 복잡하지만, 야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정의 파트너란 본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집안 내에서 싸움을 하더라도 국민을 위한 입법활동은 중단하면 안 된다(12월 9일, 최고중진연석회의).

원유철 원내대표 = 야당의 복잡한 내부사정과 의사결정의 혼선, 법안 발목잡기 때문에 처리하기로 한 법안이 제대로 될까 심각하게 우려된다(12월 9일, 최고중진연석회의).

김정훈 정책위의장 = 야당의 무능, 무기력, 무책임이 경제를 망치고 있다. 야당의 당내 상황은 백가쟁명이다. 당내 수습을 위한 방법은 오직 민생에 당력을 집중하는 것이다(12월 9일, 최고중진연석회의).

김영우 수석대변인 = 당명을 바꾸고 대표를 바꾸는 야당보다, 전향적인 태도로 입법 활동에 나서는 야당을 혁신의 이름으로 기록하게 될 것이다(12월 9일, 현안브리핑).

신의진 대변인 = 야당은 진흙탕 싸움에 빠져 허우적대느라 날을 새고 있다. 왜 국민이 야당의 집안 싸움을 지켜봐야 하는가(12월 8일, 현안브리핑).

권성동 전략기획본부 본부장 = 야당은 논의를 위한 접촉조차 거부하고 있다. 우리 당 지도부가 고장 난 녹음기도 아닌데, 똑같은 내용을 매일 수도 없이 반복하고 있다. 우리 당이 비정상적인 집단인가. 우리 당 지도부가 이성이 마비된 사람들인가. 벌써 4개월 이상 계속해 이렇게 강조하면 정말 지나가던 개도 귀를 기울일 것 같다(12월 8일, 원내대책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