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올해는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네 작품이나 등장했다. 이들 작품들의 흥행 코드는 정서적 공감이었다.

지난해 12월 17일 개봉한 ‘국제시장’은 흥행 돌풍을 이어가며 1425만명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지난 여름 개봉한 영화 ‘베테랑’과 ‘암살’은 각각 1000만 관객을 ‘쌍끌이’했다. ‘베테랑’은 관객 1341만명을 동원해 흥행 성적 2위, ‘암살’은 관객 1270만명을 동원해 3위에 올랐다. 4위는 1049만명의 관객이 든 외화 ‘어벤져스 : 에이지오브 울트론’이 차지했다.

무엇보다 관객들과 정서적 공감대 형성에 성공한 영화가 흥했다. 또 익숙한 소재를 다룬 역사물ㆍ시대극이 강세를 보였다.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영화 ’국제시장‘과 일제시대를 다룬 영화 ’암살‘은 관객들에게 주인공에 대한 강한 몰입감을 심어줬다. ‘베테랑’ 역시 재벌가의 부도덕한 행태를 꼬집으며 관객들과 정의감과 서민적 가치를 공유하는데 성공했다.

▶중장년층 향수 붙잡은 ‘국제시장’=‘국제시장’은 주인공 덕수 역을 맡은 황정민을 통해 1950년 한국전쟁을 시작으로 파독과 베트남 파병 등 근현대사의 모습을 담았다. “아버지에 대한 헌사”를 내건 영화답게 가족을 위해 평생 자신을 희생하는 덕수의 일대기는 눈물샘을 자극했다. ‘국제시장’은 50~60대 중장년층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하며 관객 수 1425만명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는 역대 흥행 기록 2위에 해당한다. 윤제균 감독은 ‘해운대‘와 ’국제시장‘의 1000만 관객 돌파로 ’쌍천만 감독‘이란 수식어의 주인공이 됐다.

▶일제 시대 배경 영화는 흥행 참패? 징크스 깬 ‘암살’=영화 ‘암살’의 최동훈 감독 역시 ’쌍천만 감독‘이란 수식어를 갖게 됐다. 지난 2012년 ‘도둑들’로 천만 감독의 대열에 오른 최 감독은 ‘암살’로 1270만의 관객을 동원했다. 특히 ‘암살’은 일제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거의 흥행에서 실패한다는 징크스를 비웃듯 깨트렸다. ‘암살’은 1933년 상하이와 경성을 배경으로 친일파를 암살하려는 독립군과 그를 쫓는 청부살인업자의 이야기를 다뤘다. 최 감독은 역사적 고증에 충실하면서도 강렬한 캐릭터 플레이와 플롯으로 재미를 살렸다. 일제와 친일 앞잡이에 대한 응징이란 명료한 주제의식도 관객을 사로잡았다.

▶통쾌한 카타르시스 ‘베테랑’=‘베테랑’은 한마디로 나쁜 놈 잡는 형사 이야기다. 일개 형사팀이 부도덕한 재벌을 심판한다는 비현실적(?) ‘권선징악’ 메시지를 담았다.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데 흥행 비결이 숨어 있었다.

부도덕한 재벌이 여전히 사회정의를 훼손하고 있는 현실에서 관객들은 극장에서만큼은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통쾌한 액션과 반전이 숨은 이야기에 적절히 코믹 요소를 섞어가며 영화를 마무리해낸 류승완 감독의 솜씨가 탁월했다.

▶복고 열풍에도 참패한 쎄시봉=기대가 컸던만큼 아쉬움이 컸던 작품도 있었다. 영화 ‘쎄시봉’은 시대극과 복고열풍에도 흥행은 부진했다.

영화 ‘쎄시봉’은 한국 음악계에 포크 열풍을 일으킨 조영남, 윤형주, 송창식, 이장희 등을 배출한 음악감상실 쎄시봉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실존 인물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것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개봉 전 예매율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관객의 기대를 받았으나 개봉 이후 판도는 ‘급실망’으로 바뀌었다. 영화 속 가상 캐릭터인 오근태와 민자영의 사랑 이야기는 관객들의 공감을 사기엔 역부족이었으며 정작 음악인들 이야기는 곁다리에 그치고 말았다. 결국 손익분기점 300만명을 넘기지 못하고 171만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외화 가운데 독보적 워스트는 ‘판타스틱 4’=외화 가운데는 ‘판타스틱4’가 독보적 ’워스트‘로 꼽혔다. ‘판타스틱4’는 ‘크로니클’을 만든 조쉬 트랭크가 연출을 맡고 마일즈 텔러, 케이트 마라, 마이클 B. 조던, 제이미 벨, 토비 켑벨이 주연을 맡아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괴작‘이란 평가를 받으며 흥행에 참패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8월 개봉해 39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 최악의 영화 순위 등에서 1위에 랭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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