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문술 기자]윤석금(70) 웅진그룹 회장이 3년만에 차꼬 하나를 풀었다. 어느 정도 자유롭게 걸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머지 한 발을 옭은 차꼬는 5년 뒤면 자동으로 풀린다.
1180억원의 사기성 기업어음(CP)을 발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받은 윤 회장은 지난 14일 고등법원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5년의 형 집행 유예기간이 지나면 형의 선고는 저절로 효력을 잃게 된다.
서울고법은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이같이 형량을 줄여 선고했다. 윤 회장 측이 대법원 상고로 얻을 더 이상의 실익은 없어 보인다.
윤 회장의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짐에 따라 그동안 구상해왔던 사업들이 실행에 옮겨질 전망이다.
웅진그룹 측에 따르면 윤 회장은 화장품사업, 방문판매사업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다.
그룹의 기반인 웅진씽크빅의 북클럽 회원 수도 17만명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다. ㈜웅진의 IT사업도 성장의 한 축이 된다. 이 회사는 최근 중견·중소기업 대상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의 전사자원관리(ERP) 사업에 발을 들여놨다.
2013년 1월 웅진코웨이(현 코웨이) 매각 당시 웅진은 5년 간 경업금지란 조건이 붙어 있었다. 웅진이 코웨이와 경쟁관계에 있는 동종의 사업을 해서는 안된다는 조건이다.
즉, 2018년 2월부터는 방문판매 사업에 나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웅진그룹이 코웨이를 되살 수 있는 권리(바이백옵션)가 있다고 하나 매각 당시 1조2000억원이던 코웨이 매각가액은 현재 3조원 가까이로 급등했다. 여력이 없는 웅진그룹으로선 제2의 코웨이를 구상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윤 회장의 사업재기의 발판은 씽크빅의 북클럽, 방문판매 및 화장품사업, 클라우드컴퓨팅 서비스가 되는 것이다. 현재 ‘더마로지카’란 수입 화장품을 들여와 판매 중이나 향후 자체 브랜드 사업이 될 전망이다. 또 방문판매 사업도 새로운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웅진은 과거 가가호호 방문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온라인 방문판매’를 도입하는 등 새로운 판매방식을 개발하고 있다.
윤 회장은 판결 직후 “금융감독원과 검찰조사에서도 개인 비리가 일절 나오지 않았는데 배임죄가 적용된 것은 아쉽다”면서도 “최선은 아니어도 차선인 결과가 나왔다. 법정구속하지 않고 기회를 줬으니 기업 회생과 사회를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밝혔다.
70대의 청년 윤석금이 자못 기대된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1198억원=윤석금 사기성 CP 발행 혐의액수
▶2020년 12월=집행유예 형기 종료
▶2018년=웅진그룹 방문판매 재개 가능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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