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지난해 개봉한 영화 ‘트랜센던스’에는 천재 과학자인 주인공의 뇌를 슈퍼 컴퓨터에 업로드해 주식 투자로 거대한 부를 축적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 같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이를 실현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세계적 ‘큰손’들도 인공지능의 미래에 기대를 걸고 잇달아 투자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29일 LG경제연구원 보고서 ‘진화하는 인공지능, 또 한번의 산업혁명’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금융 서비스에 인공지능을 적용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그간 정보기술(IT) 활용에 소극적이던 투자 자문업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싱가포르 개발은행(DBS)은 IBM의 인공지능 시스템 ‘왓슨’을 이용, 우수고객에게 맞춤형 투자 자문과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도 IBM과 손잡고 투자자문 서비스의 품질을 높일 계획이다.

남아공 네드뱅크(Ned Bank)의 경우, 소셜미디어 관리 등의 분야에 왓슨을 활용하려는 시도를 진행 중이다.

미국 핀테크 벤처기업들은 컴퓨터 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 기술인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투자 자문업에 도전하고 있다.

고객이 목표수입, 리스크에 대한 태도 등 기본적 옵션을 선택하면 인공지능이 해당 유형에 맞춰 최적의 투자를 선택하는 것.

웰스프론트, 퍼스널 캐피탈, 비터먼트 등의 업체들은 로봇이 투자 상담을 대신하는 ‘로보 어드바이저’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는 자산관리 업계의 새 트렌드로 급부상하면서 기존 온라인 증권사를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찰스스왑이나 뱅가드 등 기존 증권사들도 로보 어드바이저에 동참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현재 200억달러 수준인 해당 시장규모는 5년 뒤 2조달러(약 2332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000년대 초반부터 알고리즘을 이용한 자동거래가 활성화돼 온 트레이딩 영역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바이나틱스’라는 미국 스타트업 업체는 인간의 뇌와 유사한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딥러닝’을 활용해 3년 간 투자를 벌여 양호한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JP모간 자회사인 하이브리지 캐피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포인트72애셋 등 유명 헤지펀드들이 머신러닝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이 외에도 금융 서비스 전반을 지원하는 백오피스 부문이나 금융 보고서 작성 부문에서도 인공지능 기술 도입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금융 서비스의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가 점차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재현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존 IT 투자도 줄이고 있는 현 금융업계 상황에선 인공지능 투자가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당장 기술 개발은 어렵더라도 경영자들이 업계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pa@heraldcorp.com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기존 빅데이터 기술을 넘어 데이터를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 포털사이트의 검색어 자동완성 기능이 머신러닝의 한 예이다.

☞딥러닝(Deep learning)= 인간의 뇌 구조와 유사한 알고리즘을 이용해 컴퓨터가 스스로 정보를 분석ㆍ처리하고 향후 패턴을 예상하게 하는 기술. 복잡한 비선형 관계로부터 특징을 추출해 모델링하는 데 탁월해 기존 머신러닝의 한계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최근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데이터 처리 기술이 발달하면서 방대한 데이터 축적ㆍ분석이 가능해지면서 딥러닝 구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sp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