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로보어드바이저 준비수많은 자료 즉각분석 동시거래AI의 수익률따라 금융사 명암
금융권 로보어드바이저 준비 수많은 자료 즉각분석 동시거래 AI의 수익률따라 금융사 명암
인공지능(AI)은 금융시장에서도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도구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출시를 계기로 금융업계가 앞다퉈 로보어드바이저를 준비하고 출시하면서, 미래 금융전장(戰場)의 대결양상은 어떤 AI가 투자자문 적중률이 더 높은지로 옮겨갈 것이란 예측이다.
▶AI가 펼칠 미래 금융시장의 신세계= 최근 금융업계의 화두는 ‘비대면’이다.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업무처리가 가능해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의 역할은 점점 축소되고 있다.
자문은 물론 투자에서도 마찬가지다. 1980년대부터 나오기 시작한 시스템트레이딩은 최근 자기학습이 가능한 ‘머신러닝’ AI와의 접목과 맞물리며 그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특히 로보어드바이저가 본격 도입될 경우 인간이 하기 힘든 동시다발적인 거래가 가능하고, 수백가지 헷지옵션을 동시에 만들 수 있다.
예전엔 자신이 맘에드는 주식 종목이나 투자자산 20~30가지 정도만 사고파는데 그쳤다면, 컴퓨터는 수백가지 종목에 동시 투자가 가능하고 수백만가지의 경우의 수를 예측할 수 있다.
1가지 종목에 대한 변수가 3가지라면 6개의 조합으로만 비교하면 되지만, 코스피200 종목에 투자하게 되면 1대 1 비교가 필요한 경우의 수가 수만가지다.
해외주식이라면 환율도 비교대상이 된다. 다른 투자세력도 비교변수로 놓고 보면 경우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이 연산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컴퓨터다.
미국 퀀트트레이딩의 양대축인 디이쇼(D.E.Shaw)의 경우 로봇을 이용해 전 세계 2만여개 주식을 12초 만에 분석하고 3초만에 트레이딩을 완료하는데, 1분 동안 4세트가 24시간 동안 돌아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의 능력으로는 할 수 없는 투자다.
이런 투자분석모델 혹은 시스템트레이딩이 스스로 진화하는 방식을 택하게 되면 인간의 능력을 넘어설 수도 있다. 로봇 투자의 가장 큰 장점은 ‘냉정한’투자다. 이세돌 9단이 알파고의 심리를 읽지 못해 패배한 것처럼 로봇은 감정이 배제된 투자를 한다.
홍융기 KB자산운용 멀티솔루션본부장은 “데이터 처리속도, 일관성 면에서는 사람보다 월등하다”며 “심리가 투자에 영향을 미치면 같은 인풋(input)에도 기분상태에 따라 투자유무, 투자규모 등이 흔들릴 수 있지만 로봇은 로직(logic)이 정해져 있고 이를 냉정하게 집행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투자자들이 ‘주가가 오르겠지’하다가 정해진 매도지점을 놓치는 경우가 있는데 로봇은 실수없이 정해진 투자를 한다는 것이다.
▶미래 금융시장 AI의 대결? ‘패러다임의 전환’= 미국이 무인항공기 ‘드론’을 이용해 테러조직 알카에다 지도부를 섬멸하는 것처럼 AI와 로봇어드바이저 등 핀테크를 이용하지 않고서는 금융시장에서도 살아남기 힘든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미래의 전쟁양상이 드론간의 전투가 되는 것처럼 금융시장도 AI의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게 될 것이란 예상도 이 때문이다.
이에따라 경쟁에서의 승리는 AI의 성능에 달렸다. 누가 로보어드바이저의 성능을 더 좋게 만드느냐에 따라 고객들의 움직임이 달라질 것이고, 각 업체들은 다양한 시장환경을 예측하고 경우의 수를 반영할 수 있는 더욱 복잡하고 정밀한 알고리즘 개발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다.
기술력이 관건이 되면서 상대 업체의 프로그램 매매패턴, 투자전략 및 알고리즘을 파악하려는 노력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치열한 수싸움도 예상된다.
홍융기 본부장은 “무질서해 보이지만 공통적인 패턴을 뽑아내는 빅데이터를 이용한 패턴리코그니션(pattern recognition)이 사용될 수 있고 이것이 바로 머신러닝 방식의 기초”라며 빅데이터를 통해 상대 투자전략을 분석하고 대응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봤다.
그럼에도 홍 본부장은 “아웃게스(out guess), 경제용어로는 멀티스테이지게임이라고 표현하는데, 만약 이런 수싸움이 벌어지면 결국 인덱스펀드가 이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로봇끼리 종목으로 수익률 싸움을 벌인다면 종목이 아닌 지수상승에 투자하는 AI가 우세하게 되는 것이다. 투입비용대비 수익률도 고려할 문제다.
시장이 로봇끼리의 수익률 경쟁으로만 이어진다면 지금처럼 사람간의 투자대결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란 예상도 있다. 토익점수가 상향평준화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문영규 기자/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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